(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난해 3분기 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던 삼성전자가 4분기에는 시장 기대에 소폭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달러 약세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코로나19 진정세로 다시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70% 증가한 9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6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늘었다.

이런 영업이익 규모는 시장 예상을 다소 하회하는 것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60조4천4억원의 매출과 9조1천2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였던 전 분기 실적과 대비되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12조3천533억원 영업이익으로 2년 만에 최대 규모의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매출 역시 66조9천642억원으로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를 나타냈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잠정치로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스마트폰과 가전 출하 감소가 실적 감소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12가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유럽의 봉쇄 영향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가 전 분기 대비 2천만대 가량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IT·모바일(IM) 부문의 이익이 전분기 4조5천억원 대비 크게 줄어든 2조6천억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6천만대로 당초 예상을 7% 하회할 것"이라고 했다.

달러 약세 역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달러-원 환율은 1,169.50원에서 1,086.30원으로 7.11% 하락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달러 약세 영향으로 반도체 이익은 3분기의 5조5천억원보다 줄어든 4조3천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 실적과 반도체 업황을 두고는 긍정적인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6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삼성전자는 올해 총 46조8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1분기 8조3천388억원, 2분기 9조5천71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주춤했다가 3분기 13조8천911억원, 4분기 14조4천636억원으로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메모리반도체가 호황을 탈 것으로 보이는 데다, 파운드리 부문도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또 하반기로 갈수록 백신 보급이 확산하며 코로나19가 잦아들고, 가전과 스마트폰이 다시 성장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동반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가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이 TSMC가 54%를 차지하고, 삼성전자는 17%에 그쳤지만 향후 주력 공정이 될 기술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절대 낮지 않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대만 UMC와 중국 SMI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의 10nm 이하의 공정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2~3년 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체 시장 점유율은 30~40% 수준까지 충분히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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