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2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행정명령과 법안을 지지해 미국 투자자들이 혼란은 겪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도 투자 금지 대상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의 시가총액의 합은 1조4천억 달러(한화 1천500조 원)로 스페인 주식시장의 두 배 규모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미국 투자자들이 소유한 중국 기업 주식 포트폴리오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1조 달러 보유액 중 절반은 주식예탁증서(ADR)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익스포저 중 뮤추얼 펀드와 헤지펀드의 비중은 약 86%로 나타났다.

또 지난 3일 기준 알리바바의 ADR에서 미국 투자자의 비중은 62%다.

텐센트의 경우 미국 증시에 상장되어 있지 않으나 미국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한 대리 증권이 있으며 여기서 미국 투자자의 비중은 87%에 달한다.

중국 기업 주식을 보유한 미국 투자자들을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것에는 외국회사 문책법도 있다.

외국회사문책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 중인 외국 회사에 미국 상장회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하면 거래가 금지되도록 규정한 것으로 SCMP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약 200여 개의 중국기업이 이로 인해 상장 폐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투자자들은 오는 11일까지 미 국방부가 중국군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 35개 중국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금지되며 기존 보유지분도 11월까지 청산해야 한다.

이 행정명령과 관련해 중국 3대 통신사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했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다시 상장을 폐지하겠다며 입장을 재번복하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펀드매니지먼트 회사는 아직도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투자 포트폴리오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평가하는 단계이며 상장폐지와 관련해 혼란스러운 소식이 많이 나와 아직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중국 투자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는 딩 이판은 "미국이 상장폐지와 관련된 행위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미국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결정은 금융 시장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성적으로 손익을 계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겠지만 정책 면에서는 더욱 예측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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