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가전과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혜를 입으며 연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총 63조2천638억원, 영업이익은 총 3조1천91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LG전자는 특히 매년 4분기마다 실적이 급격히 줄던 징크스를 이번에 깼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5.6% 증가한 6천470억원으로, 역대 4분기 영업이익 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이번에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잠정치로 부문별 실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 1~3분기까지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주로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스테이 앳 홈 이코노미'(재택경제)가 확산하면서 가전 판매가 견조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파워트레인 부문의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공개한 전장(VS) 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LG전자가 생산지 다변화를 통해 코로나19에도 설비가동을 유지한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가전과 TV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높이면서 판관비를 줄이며 수익성도 큰 폭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 트렌드 변화와 소비 양극화로 프리미엄 가전과 T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VS 사업본부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역시 내년에는 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마그나와 손잡은 VS사업본부는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고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 손익개선의 원동력은 VS 사업본부와 MC 사업본부가 될 것"이라며 "전장부품의 경우 코로나19에도 지난해 말 수주 잔고가 60조원으로 7조원 가량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전기차 부품 관련 수주와 매출이 늘고 있다"며 "2018년부터 고수익성 수주 확보에 집중해 온 결과로 보이며, 올해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마그나와의 합작으로 모터 인버터 단품 기술력에서 시스템 통합 역량 노하우를 체득하는 동시에 마그나의 영업망을 활용해 유럽향 완성차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LG 전 계열사와 마그나의 협업이나, 애플 전기차 벤더 진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C 사업본부의 경우 스마트폰 제조자설계생산(ODM) 비중 확대와 공장 이전으로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북미와 중남미에서의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를 늘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중남미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전체 출하 중 27%, 매출액 중 19%가 발생하는 핵심지역으로, 화웨이의 사업축소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다만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다시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예년과 같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도 점쳐졌다.

백신 보급에 따른 집단면역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스테이 앳 홈 이코노미 경향이 약화하고 가전 수요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소비의 축이 서비스로 이동하며 지난해 하반기의 좋았던 기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즉 지난해 가전, TV를 샀던 사람들이 올해는 외부활동을 하며 소비를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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