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연초 활발한 거래에도 달러-원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은 미국 달러화와 국내 증시 동향에 주목했다.

달러화가 최근 반등하며 달러-원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주춤하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하락 압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일 두 재료의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달러-원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며 '재료의 지속성'에 주목했다.

달러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외국인의 증권자금이 얼마나 더 들어올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주 초반 달러화 약세와 역외 위안화 초강세, 코스피 최고점 행진 등 위험 선호 심리에도 수급상 결제수요와 연초 외국인 증권 매도에 따른 역송금 물량 등에 1,080원대 초반에서 하단이 지지됐다.

이후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를 앞두고 달러화 위안화도 주춤한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주 후반 양방향 재료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전환되며 다시 달러-원 환율 상하단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미국 민주당의 블루웨이브 달성 이후 미 국채금리 상승과 차익실현에 달러화는 강세로 조정받았다.

이에 유로화와 위안화도 약세 조정을 받는 등 글로벌 통화 흐름은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를 지지했다.

그러나 국내 코스피 지수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며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8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6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달러-원 레벨을 다시 1,090원 아래로 끌어내렸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환시도 주요 통화 흐름을 우선 따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지속과 역외 달러-위안(CNH) 반등이 중요하다"며 "지난 금요일에는 환율이 급등하다가 외국인 주식 매수에 분위기가 급변했는데 달러-위안이 반등한다면 달러-원도 바닥을 다지고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힘이 더 강할지는 수급이 얼마냐 큰가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원이 다시 레인지 장세에 갇히게 되면 외국인 증권매수나 네고물량 등 수급이 방향을 결정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 강세가 좀 더 갈지 주춤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 약세를 보이면 달러화가 조정받으면서 주요 통화들이 영향을 받는 모습인데 외국인 주식 매수 관련 자금이 들어오며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도 외국인 주식 자금 유입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연말부터 달러-원 환율은 수급 탓인지 대외 여건과 다소 괴리된 흐름을 보여 방향성 가늠이 쉽지 않은 여건"이라며 "적극적인 원화 강세에 베팅하던 역외 흐름은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지난주 후반 증시에서 강력한 순매수 흐름을 보여준 만큼 동향이 주목된다"며 "달러 지수 반등 흐름과 위안화 속도 조절, 꾸준한 결제수요에 지지력이 예상되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네고물량에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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