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국의 불확실성과 기술 기업 규제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위험 회피 속에서 주가가 하락했는데도 더 내렸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 생산량 축소에 대한 기대와 달러 강세 영향이 맞서며 혼조세를 보인 끝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추가 부양책 논의 등 미 정치권 동향, 향후 통화정책 전망 등을 주시했다.

미국 민주당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이번 주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권력 구도에 변화를 촉발할 만한 요인은 아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마찰이 심해질 경우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부양책이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리의 빠른 상승과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두고도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연준 내부에서도 이르면 올해 말에 테이퍼링 등 긴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언급이 꾸준히 나온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강력한 경제 회복을 기본 전망으로 삼고 있다며 올해 테이퍼링 아이디어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회복이 빠를 경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콘퍼런스보드 지난해 12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가 99.0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향 조정된 지난해 11월 수치 99.05에서 소폭 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9.28포인트(0.29%) 하락한 31,008.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07포인트(0.66%) 내린 3,799.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5.54포인트(1.25%) 떨어진 13,036.4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추가 부양책 논의 등 미 정치권 동향, 향후 통화정책 전망 등을 주시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대대적인 재정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로 주요 지수는 지난주 일제히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4일 '수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 윤곽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레벨 부담도 커졌다. 미 정치권의 혼선이 여전한 점도 이날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지난주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점거 사태가 대형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관련 기업 주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지지자의 과격 행동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영구 중단하는 등 조처를 했지만,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에 대한 규제를 서두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날 트위터 주가는 6.4% 넘게 미끄러졌다. 페이스북 주가도 4%가량 급락했다.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가 꾸준하게 상승하며 1.1% 선 위로 올라선 점도 투자자들을 다소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당면한 미국의 경제 및 보건 상황이 불안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고용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의 여파가 나타났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9천만 명도 넘어서는 등 전염병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미국에서는 입원 환자 수가 13만 명 안팎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76% 하락하며 불안했다. 기술주도 0.94% 내렸다. 반면 에너지는 1.62% 상승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과열된 측면도 있는 만큼 조정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멀레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몇 달간의 강세 이후 현 수준의 증시에서 명백하게 더 신중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 저점 이후 랠리의 대부분은 이제 지나간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중 언젠가는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69% 상승한 24.0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6bp 상승한 1.131%를 기록, 지난해 3월 고점을 회복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8bp 오른 0.14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상승한 1.87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7.0bp에서 이날 98.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정국 혼란 우려 등으로 고공행진을 벌이던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안전 선호 분위기가 뚜렷했지만, 미 국채 가격의 강한 하락 기세를 꺾지 못했다. 통상 주식과 국채 사이의 역상관 관계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상원마저 장악한 이후 올해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 속에서 장기물 위주로 국채 값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 선을 뚫었고 주간으로 20bp 가까이 올랐다. 백신 출시, 9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 패키지로 자신감이 높아졌고, 투자자들은 더 위험한 자산으로 몰리게 됐다. 또 소비가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연준이 단기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높여 국채수익률에도 상승 압력을 가했다.

특히 민주당의 승리로 더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 가능성도 커졌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양책 윤곽을 공개할 예정이다. 증세 없이 정부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더 많은 차입, 더 많은 국채 공급이 불가피하다.

이번 주 예정된 대규모 국채 입찰에서 시장 심리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쿠폰이 있는 4번의 입찰 가운데 첫 번째였던 이날 3년물 국채에서는 비교적 약한 수요가 확인됐다. 다만 단기물은 연준 영향으로 고정된 만큼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시장은 오는 12일 38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13일 240억 달러 상당의 30년물 입찰에 집중하고 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양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강한 하락세를 이어온 만큼 이들 장기물 입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국채가 공급되면 기존 시장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최근 국채수익률이 오른 만큼 저가 매수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선임 미국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낮은 금리 유지를 약속했지만, 정부의 새로운 부양책과 경제 회복 신호가 더해지면 최근 수익률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부양책을 늘리지 않을 수 있다"며 "연준은 조만간 시장을 지원하려는 열망이 없는 것 같으며 실질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명목 금리가 더 높게 조정되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10년과 30년 국채 입찰이 수요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대형 리트머스"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좋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바닥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쿠폰이 있는 입찰 규모에서 정점을 이미 찍었을 수 있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목요일 또 다른 경기 부양책과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면 이런 전망이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수년이 걸리며 얼마나 많은 새로운 경기 부양 자금이 사용될지는 분명치 않다"며 "미국 개인 저축률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등 여전히 많은 자금이 관망한 만큼 연준은 명목 수익률에 기반해 지금 당장 경제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이 경제에 더 많은 지원을 표명한 가운데 지출이 다가오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시장은 이에 가격을 재반영했다"며 "상당 기간 가장 매력적인 국채수익률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만큼 시장은 장기물 국채를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정당한 이유로 상승하는 한 연준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현 부양책, 기대되는 부양책에서 모두 무질서한 국채수익률 상승, 인플레이션 고조 위험이 있다"며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 상승이 시작된 것이라면 양적완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은행의 분석가들은 2분기 초에 약 6천억 달러의 추가 부양책이 있을 것으로 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민주당의 의회 통제는 상반기 덜 심각한 국채 공급 감소, 하반기 더 많은 국채 공급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 환경에 따라 2천 달러의 부양 체크를 포함해 단기적으로 1조 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부양책 가능성을 높인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올해 후반에는 2조 달러에서 4조 달러의 지출 패키지 가능성도 있으며 이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국채 공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17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935엔보다 0.239엔(0.23%)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51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260달러보다 0.00750달러(0.6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60엔을 기록, 전장 127.07엔보다 0.47엔(0.3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3% 상승한 90.508을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수익률이 연 1.1%를 상향 돌파하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가 강한 흐름을 보였다. 유로화는 한때 1.215달러 수준까지 내려서는 등 3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주 최고치인 유로당 1.2349달러에 비해 거의 2%나 떨어진 수준이다.

최근 달러화 강세는 이례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수조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서다. 통상 재정 지출 확대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자극하고 달러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최근 달러화는 미국 채 수익률 상승세 등의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하는 징후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거세지면서다.

코로나19 재확산 세가 거세진 데 따른 우려도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외환시장의 투기적 세력은 여전히 달러화 약세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책임을 주장하며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는 소식도 리스크 오프(risk-off) 재료로 작용하며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자산운용의 외환전략 및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페레쉬 우파디아야는 달러화 강세는 수익률 상승뿐 아니라 미국 내 정치 상황에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리스크 오프 기간이 나타난 데 따라 촉발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가 과장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코샤뱅크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션 오스본은 "적어도 최근 미국 달러화 약세의 원동력이었던 원자재 가격 상승,주가 강세, 채권수익률 약세 등은 완화되고 있지만 이러한 경향의 전면적인 반전을 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달러화는 최근의 약세 이후 가격 조정이나 차익실현에 따라 호가가 잡힐 수도 있지만, (달러화의) 지속적인 회복은 최근 미 국채 수익률 동향의 분명한 개선이나 미국의 긍정적인 성장 쇼크를 동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방크의 전략가들은 "최근 미국 실질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세로 외환시장이 인플레이션에만 초점을 맞추는 걸 끝내고 달러 가치 평가에서 더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유로화 등에 대한 달러화에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고 달러화에 대해 중립적인 스탠스를 가져가라고 권고했다.

NAB 외환 전략 헤드인 레이 애트릴은 "모든 사람이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이) 달러화 약세를 변화시키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에 보였던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1달러(0.1%) 상승한 52.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흐름과 산유국의 생산량 감축 효과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장 초반에는 비교적 큰 폭 하락했다.

최근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팬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레벨 부담이 작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은 위험자산 전반에서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나면서 유가에도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 국채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데 따라 달러가 반등한 점도 유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등 통화 긴축에 대한 논쟁도 한층 강화됐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는 유가에 하락 요인이 된다.

미국 정국 상황이 다소 불안한 점도 위험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악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중국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는 점도 원유 시장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2~3월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약속은 꾸준히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의 2~3월 증산 규모보다 사우디의 감산이 훨씬 많은 만큼 수요 둔화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에 따라 장 초반 비교적 큰 폭 하락했던 유가는 이후 반등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의 레벨 부담이 큰 상황인 만큼 코로나19가 지속 악화하는 점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상품 연구원은 "매우 많은 코로나19 확진과 더 많은 이동 조치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와 달러 강세 등이 원유에 대한 매도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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