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피가 3,200대로 뛰어올랐다 급락하면서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열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개인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개인은 새해들어 코스피에서 6조3천3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5천64억원 어치 산 것과 비교하면 6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기관은 6조9천525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증시가 고점을 찍고 조정 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를 딛고, 개인이 매수에 나선 종목은 무엇일까.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들어(1월1일~1월11일) 국내 증시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종목은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자우, SK바이오팜,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셀트리온, 삼성SDI, 기아차, 현대차 순이었다.

개인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3조8천29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역대급으로 쓸어 담았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로 몰렸다.

LG전자와 삼성전자우도 각각 6천억원대의 개인 순매수가 이뤄졌다. 개인은 SK바이오팜과 현대모비스도 각각 3천억원대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모두 코스피에서 대형주에 해당하는 동시에 코스피가 3,200선을 웃돌며 산꼭대기에 도달한 지점에서 순매수가 이뤄진 종목이다.

대형주의 가격은 이미 오를 대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9만6천800원에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LG전자도 15만5천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도 40만5천원에, SK하이닉스도 14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개인 고점 매수행진의 가장 큰 배경은 연초 시총상위주의 수익과 업황 개선 기대다.

대형주들이 상한가를 찍고,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투자 여건이 좋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호황)' 전망으로 기대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전기차 모멘텀도 한몫했다. LG전자는 '전기차 부품 합작사' 설립으로 연말부터 상승 가도를 달렸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연초에 애플과의 '애플카' 협업 소식을 알리면서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비싸지다 못해 과열 우려도 불거지는 증시에서 개인 매수가 두드러진 또 다른 배경은 심리적 요인이 크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야 한다'는 조바심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와 비슷하게 이웃이나 친구, 지인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급해진 탓이 크다.

올해 1월5일 키움증권에서 신규 개설된 계좌가 무려 3만9천756좌에 달했다는 점은 이같은 심리를 반영한다.

더이상 예금에 돈을 묻어둔 채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예·적금을 깨서라도,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 된 셈이다.

증시에서는 이를 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인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 FOMO)으로 해석한다.

그럼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과열 장세가 어느 정도 '건전한 조정'을 거치고 나면 다시금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은 고점을 찍고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상승 모멘텀이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거래대금 폭증에 따른 과열을 식혀주는 건전한 조정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2021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고, 코스피 내 차지하는 영업비중이 증가한 업종 또한 코스피 지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대형 시클리컬(경기순환) 업종 위주"라고 짚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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