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 최대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의 제재에 놓인 중국의 국영 통신회사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더 편입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인기 있는 ETF인 트래커펀드가 해당 기업에 더 투자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동안 항셍지수와 연동돼 움직였던 펀드가 지수와의 수익률 괴리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과 연금 수급자들에게 피해가 예상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펀드는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아시아가 운용하는 것으로 21년 전에 나온 것이다. 포트폴리오 운용 규모는 1천53억홍콩달러(한화 약 15조원)에 달한다.

다만 회사가 미국 보스턴 소재 스테이트스트리트에 속해 있어서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

홍콩 연기금업체인 시티트러스트의 스튜어트 앨드크로프트 회장은 "트래커펀드의 결정은 이 펀드가 더는 항셍지수와 연동해 성과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헤지펀드와 연기금을 포함한 미국의 투자자들은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으로 트래커펀드와 분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커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거래하기가 쉽고 저렴하며 항셍지수를 추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출시 당시 18만4천명의 홍콩 개인 투자자들이 펀드를 주당 11.5홍콩달러에 매입했으며 가격은 지난 11일 28.12홍콩달러로 두배 이상 올랐다.

홍콩증권업협회의 고든 추이 회장은 "트래커펀드는 제재 때문에 항셍지수와 같은 수준의 견조한 성과를 계속해서 내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제재에서 벗어나고자 미국기업이 아닌 곳으로 운용사를 바꾸는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래커펀드는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주식을 각각 24억홍콩달러, 2억3천300만홍콩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다.

두 업체가 항셍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5%에 달한다.

차이나텔레콤은 항셍지수 구성 종목이 아니어서 펀드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트래커펀드의 수익률은 -3.5%를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12.7% 수익률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AIA그룹과 텐센트, HSBC 등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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