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할 때 보험사는 주식 4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시장참가자는 보험사가 금리위험을 관리해야 해서 주식에 투자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지급여력(RBC) 제도상 주식 위험계수가 높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는 지난해 3월 2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4조36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주식 38조330억원을 순매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3월 19일 1,457.64포인트를 기록했다가 이달 7일 3,031.68포인트를 찍으며 3,000선을 넘어섰다.

12일에는 3,120.7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때 보험사는 주식 4조원을 순매도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는 보험사가 주식으로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채권 등 금리부자산을 매수해 ALM을 해야 한다"며 "만기가 없는 주식으로는 힘들다"고 했다.

그는 "수익성, 안정성,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채권으로 자산·부채 만기를 관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도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가 듀레이션을 관리하기 바쁠 것"이라며 "보험사는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로 금리위험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금리위험이 커지면 RBC 비율이 하락해 보험사 재무건전성이 저하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평균 자산듀레이션은 2019년 8.84년에서 2020년 9.96년으로 약 1.1년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IFRS17 도입 시 부채듀레이션은 현재 10년에서 14~15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IFRS17 기준 자산·부채 듀레이션갭이 2년 이상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RBC 제도에서 주식 위험계수가 높은 점도 보험사가 주식을 확대하지 않는 이유로 지목된다.

주식으로 분류되는 당기손익인식지정증권, 매도가능증권, 관계·종속기업주식 등은 신용위험 측정대상이다.

신용위험계수는 8% 또는 12%다. 유동성과 분산도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8%, 충족하지 못하면 12%다.

국내 신용평가기관의 장기 신용등급별 위험계수는 'AAA' 1.2%다. 'AA+'~'AA-' 3.0%다. 'A+'~'BBB-'는 6.0%다. 'BBB-' 미만은 9.0%다.

증권사 다른 애널리스트는 "보험사가 주식에 투자하면 'BBB-' 채권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위험계수를 적용 받는다"며 "유동성과 분산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위험계수는 12%"라고 했다.

그는 "주식에 대거 투자하면 신용위험액이 증가해 RBC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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