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피 3,200에 이어 1,000포인트 돌파를 넘보던 코스닥도 다시 미끄러졌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업종현재지수(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8일 995.22포인트까지 고점을 높인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종가기준 973포인트까지 레벨을 낮췄고, 장중에는 950대까지 저점을 낮췄다.

올해초 증시에서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일면서 코스닥은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연말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요건을 회피했던 물량과 연초 이익 전망 기대로 개인 수급이 탄탄하게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새해 증시의 주인공은 코스피였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상당수의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됐다.

특히 올들어 주가지수 상승을 견인한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로 몰렸다.

개인은 1월4일~1월1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5천억원 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였지만, 코스닥에서는 2조원 어치 매수했다.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투자자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코스피 대형주에 주목했다. 이에 코스닥 종목이 고점 매수 순위에서 코스피 대형주에 밀린 셈이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도 코스닥 시장의 매력도를 떨어뜨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올해말에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성장주나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퀀트)은 "최근 코스닥지수가 반락한 것은 코스닥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이 나빠졌다기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이유가 크다"며 "이와 함께 미국 금리가 올라 성장주보다 가치주, 경기방어주보다 경기민감주를 선호하면서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 매수세가 다소 멈칫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열 국면에 대한 우려와 차익실현이 더해지면서 코스닥 투자 열기는 끓기도 전에 빠르게 식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의 넘쳐나는 유동성은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투자금이 대거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이른바 '머니무브(자금 대이동)'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기차, IT, 뉴딜 관련주, 바이오 등 모멘텀이 바뀌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변 연구원은 "코스닥이 반락한 것은 단기 조정으로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시 관심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40조원에 육박하는 증시 대기 자금의 잠재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가 전일 집계한 투자자 예탁금은 72조원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65조원대에 달했다.

한대훈 S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증시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고음에 나오고 있지만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 재확인됐다"며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