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코스피가 3,200선을 터치한 후 '조정의 벽'에 부딪힌 것은 환율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위안화를 필두로 한 이머징 통화 강세에 위험자산 선호 일변도였던 아시아 증권 시장이 강달러 가능성에 변동성을 나타낸 셈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업종현재지수(화면번호 3200)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장중 3,266.23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반락해 전일까지 최대 6.6% 급락했다.

같은 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꾸준히 상승하며 한 차례 1,100원을 웃도는 장중 고점시기에 코스피는 3,100선 아래로 밀리며 장중 저점을 형성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초 기대와 달리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자 환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95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원화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절상되면서 위안화와 동반 랠리를 이어온 터라 시장 참가자들은 '약달러' 기조에 변곡점이 온 것은 아닌지 주목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CNH) 환율의 상관계수는 0.95가 넘는 수준이다.

상관계수가 플러스(+)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은 높은 상관성을 지닌다.







[달러-원(붉은색), 달러-위안(파란색), 코스피(초록색)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특히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89.192까지 떨어지며 지난 2018년 3월 27일 88.922 이후 근 3년 만에 가장 최저치로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달러화는 지난 7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3거래일 연속 올랐고 현재 90선 수준을 회복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달러화 반등은 깊었던 달러화 숏포지션과 숏커버가 주요한 배경"이라며 "달러지수의 순 투기적 숏포지션은 2011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미국 금리 상승과 여타국과의 금리차 확대는 달러화 숏커버를 자극한다"며 "일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테이퍼링 언급에 미 10년 국채금리는 1%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과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추가 부양 기대가 있어 달러 약세 재료들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 5일 201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6.4110위안까지 밀렸으나, 현재 6.44위안대까지 소폭 회복 후 등락하고 있다.

다만 원화가 위안화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만큼 환율 방향 전환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증시의 주요 주체가 개인 투자자라 외국인 수급이 크게 환율에 영향을 주진 못하고 있으나, 바이든 취임 후 추가 부양책이 탄력을 받으면 달러 약세와 함께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유의미하게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환율이 하락하고 지수가 오르는 흐름이 동시에 오려면 부양책에 대한 구체화가 더 필요하다"며 "현재 위안화 환율이 낮게 유지된 가운데 원화도 같은 '아시안 커런시'에 속하는 만큼 아시아 시장에서 강달러 전환을 속단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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