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공격적인 경영 기조를 통해 손해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황 둔화 속에서도 김용범 부회장이 도입한 '극단적 합리주의'가 성과를 내는 점은 향후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이달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손익은 역대 최고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리츠화재가 거둔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7년 기록한 3천846억원이었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이듬해 2천34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잠시 '주춤'했지만 2019년엔 다시 3천억원 고지에 오르며 성장세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성장세에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 3천2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연간 기록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 실적까지 합산할 경우에는 메리츠화재의 순이익 규모가 4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새로운 성장 축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와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자동차보험 부문의 체질 개선, 안정적인 자산운용 성과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김 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난 2016년 손보업계 5위였던 장기인보험 분야의 매출을 이듬해 2위 수준까지 단번에 끌어올렸다.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도 지난해 손해율 관리 1위를 유지하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투자이익률 측면에서도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업황 둔화로 인한 본업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손보사가 3% 초반대의 운용자산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달리,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에도 4%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는 그간 장기 가치를 증진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너처럼 생각하고 행동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삼성맨' 출신인 김 부회장은 이후 메리츠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6년간 메리츠화재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2018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이후에도 추가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김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실적 개선세를 유지한 데다, 그간의 체질 개선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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