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최근 역대급 개인 매수에도 코스피 랠리가 주춤하면서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아직 행보를 알 수 없는 외국인 자금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연초부터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뚫으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지만, 외국인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승세에 시장은 점차 불안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3일 외환과 주식시장이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외국인의 증권자금 동향은 외환시장 주요 수급 변수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유입은 원화 수요로 연결돼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한다. 반대 경우는 원화 약세 재료가 된다.

최근 코스피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외신과 해외 투자은행(IB)은 달러화 약세와 반도체 경기 호황,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경제 전망 등을 들어 국내 증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의 이익 증가를 전망하며 올해 코스피 목표 지수를 3,2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노무라는 메모리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올해 초 시작해 최소 2022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이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외국인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 없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주식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 순매수에 나서며 연초 기대심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는 956억 원 순매도에 그쳤다.

일별 추이를 봐도 3거래일은 순매수, 4거래일은 순매도 흐름을 보이며 일관된 흐름이 관측되지 않는다.

외국인 자금이 랠리를 이어갈 원동력이라는 기대 속에서 외국인은 지난 8일 하루에만 1조6천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매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후 순매도를 이어가며 코스피 하락에 일조했다.

외국인의 주식시장 유입이 달러-원 하락세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던 환시 참가자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레벨 부담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A 은행의 딜러는 "연초 코스피 랠리에도 외국인은 순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외환시장에서의 수급상 연결고리가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외인이 국내 증시에 들어온 것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중국 기업 지수 제외에 따른 비중 조정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패시브 머니 조정은 시장에서 거의 소화된 것 같고, 벨류에이션 관점에서도 코스피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신흥국 포트폴리오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커진 한국 주식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말부터 빠르게 하락한 달러-원 환율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주식이 기대로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대비 거의 1천 포인트가량 올랐다"며 "최근 환율이나 금리, 비트코인도 조정을 보이는데 주식만 개인들의 유동성으로 계속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 전망 속에서 한국 증시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외국인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한국 주식이 주요국 대비 아웃퍼폼한 만큼 비중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당분간 달러 인덱스 움직임에 따른 레인지 등락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6천억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본격적인 유입이 시작되나 싶었지만, 지금 주식 레벨도 환율 레벨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수준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은 환율 레벨이 너무 내려왔고, 코스피도 과열을 걱정하는 지금 상황에서 외국인이 들어오기엔 부담"이라며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야 달러-원도 하락할 것 같은데 당분간은 1,090원 아래에서 사고 1,100원 위에서 팔며 등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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