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보이면서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순매수가 외환시장의 수급 주체 중 하나로 떠올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의 적극적 해외투자 가능성도 외환시장에서 주목하는 재료다.

1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8일까지 외화증권예탁결제 순매수 규모는 12억6천5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월 같은 기간 동안 사들인 금액 2억4천900만 달러의 다섯 배에 달한다.

서학개미가 본격적으로 해외주식을 순매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로, 당시 한 달에만 22억8천만 달러가량을 사들였다.

이후 6월 한 달을 제외하고 매월 십억 달러대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지속해서 늘었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가 늘어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늘어났던 반면 지난해 상반기 중 상품수지는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교역량 감소가 상품수지 급감으로 연결됐다.

서학개미가 처음으로 십억 달러대 해외 주식을 사들였던 지난해 4월의 경우, 상품수지는 한 자릿수로 감소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달러보다 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달러가 더 많았던 셈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서학개미의 달라진 위상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서학개미의 해외 진출은 대부분 스팟시장에서의 달러 매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다고 해도 일평균 1~2억 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 장중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기금의 해외 투자 재개 가능성도 서울 환시에서 눈여겨보는 재료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대체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웠고, 올해는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국내 참가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가 달러-원 환율을 지지하는 요인이고, 올해 주목하고 있는 참가자는 연기금과 개인이다"며 "지난해 연기금은 해외투자가 중단되면서 올해 해외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개인 역시 장중 규모가 크진 않지만 꾸준한 달러 매수로 연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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