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주식을 비롯한 자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고채 장기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채권시장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도 점차 추가 완화보다는 긴축으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라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이 올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연내 긴축 조치는 어렵겠지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1.718%로 나타났다.

금리는 지난해 7월 연저점인 1.281%를 기록한 뒤 꾸준히 우상향을 그렸고, 5개월 만에 43bp 넘게 상승했다.

국고채 3년과 10년 금리 스프레드는 74bp를 넘어서면서 약 7년 전 수준까지 큰 폭으로 확대했다.

여기엔 미 국채 장기금리가 치솟은 영향이 크다고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1.1452%로, 올해 첫 거래일인 4일보다 22bp 넘게 상승했다. 지난 6일에는 10개월 만에 1%를 깨고 올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장기금리 상단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고점 부근인 1.8%, 미 국채 10년은 1.2%를 1차 저항선으로 판단했다.

저항선을 돌파할 트리거로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 경기부양책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거나 손절성 매도가 출회하는 경우 등을 지목했다.

이 경우 미 장기금리가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차트상으로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 5일 가격이동평균선이 5일부터 200일까지 모두 정배열됐고, 볼린저밴드 상단을 깨고 올랐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 10년 금리는 1.2%, 국내 10년은 1.8% 정도를 중요한 레벨로 본다"며 "의미 있게 해당 레벨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금리인상 또한 국채매입 축소 시그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금리의 상승세엔 미 '블루웨이브'의 현실화가 주효했다고 풀이된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부분도 있다고 분석된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1일 강력한 경제 회복을 기본 전망으로 삼고 있다며 올해 테이퍼링 아이디어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경제가 예상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긴축 시점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보다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매파적인 해석이 나온다.

앞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확대한 지난 2014년에도 지금과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경기회복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지금과 같이 테이퍼링이 언급된 바 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더 이상의 완화보다는 긴축을 앞당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면서도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로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실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서도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보다는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둔다는 입장이 확인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 공개한 신년사에서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 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안정 상황에 '한층'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소 매파적인 해석을 낳았다.

한은이 금융 불균형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가 올라도 이를 일정 부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꺾었다는 평가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것으로 본다"며 "아직 코로나19 극복이 안 된 상황에서 경계는 하되 금리 인상까진 열어두기엔 이른 감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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