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융완화 축소에 긍정적인 '매파'로 기울어져 있을 수 있다는 견해가 미국 채권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14일(미국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12일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1.18%로 약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후 국채 입찰 호조로 금리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작년 말에 비해 여전히 0.2%포인트 정도 높다. 지난 약 10개월간 미국 10년물 금리는 0%대에서 추이했으나 1%대 전반이 새로운 정착지가 되고 있다.

신문은 국채 금리 상승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미국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재정지출이 확대되리라는 관측이다. 바이든 차기 정권이 대규모 재정지출을 추진한다는 전망에 국채 수급이 이완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오는 14일 바이든은 추가 경제대책 내용을 공표할 예정이라 그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번째는 연준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테이퍼링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준은 국채와 모기지증권을 각각 월 800억달러, 400억달러 매입하고 있다. 이를 연내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을 일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언급하기 시작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11일 한 연설에서 "올해 연말이면 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를 위한 기준을 충족하는 데 '실질적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경제가 예상대로라면 연말에는 매입 축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매우 강력한 (경제) 반등이 일어날 경우 연준의 정책 전망이 바뀔 수 있다"며 "2021년 채권매입 축소 아이디어에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장기 금리가 상원 결선 투표 이후 강하게 상승해왔다며, 만약 이와 같은 금리 상승세를 억제하고자 한다면 자산매입 축소를 언급하는 것은 금기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꿔 말해 현재의 금리 수준을 용인하겠다는 것, 그리고 연준 내에서 향후 테이퍼링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싶다는 힘이 작용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4일 파월 의장이 참여하는 프린스턴대 주최 토론에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여기서도 자산매입 축소 논의의 필요성이 언급되면 시장은 연내 실시 가능성을 반영해 금리가 한층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졸속한 준비작업에는 위험이 따를 우려가 있다.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해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12일 "채권매입 전환의 시기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테이퍼링과 관련해서는 아직 가깝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13일에는 2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30년 만기 국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14일 추가 경제대책 발표와 파월 의장의 토론 전에 투자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12일 10년물 입찰이 무난히 통과됐지만 13일에도 순조로운 결과가 나올지를 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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