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기술력·판매가는 숙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완전한 자율주행 전기차인 아이카(가칭)가 나올 때까지 먼 길을 가야 할 수 있지만, 자동차산업이 받을 충격은 투자자 예상보다 빨리 느껴질 것이다."

12일(현지시간)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듯이 자동차산업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애플과 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투자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애플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로 자동차 시장 규모를 꼽았다.

JP모건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신차 판매 매출액은 2조 달러(약 2천200조원)를 웃돈다. 고급 차량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애플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공략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JP모건은 애플이 아이폰 제조를 위탁하듯 자동차 생산도 완성차업체에 맡길 것이라며, 현대자동차를 유망한 후보로 지목했다. 아울러 애플의 자동차 사업 진출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에 호재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은 자동차산업이 '애플 효과'로 더 스마트한 자동차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플랫폼을 만드는 앱티브(Aptiv)와 같은 공급업체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애플의 전기차에 장착할 배터리도 관심을 끈다. JP모건은 애플이 중국 CATL 등 기존 배터리업체를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차량용 배터리를 설계하고 생산하려면 수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업의 수익성이다.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를 판매하며 15%가량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독일의 프리미엄 자동차회사 BMW는 지난 수년간 평균 약 10%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이는 애플이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컴퓨터 판매로 기록하는 영업이익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애플과 아이폰 생산을 맡은 대만 폭스콘은 모두 17%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애플이 자동차를 선보일 시점도 아직은 요원하다. JP모건은 애플이 자율주행 기술을 완전히 갖추기 전엔 차량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앞으로 5~10년 후에나 아이카가 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판매가도 해결할 과제다. 자율주행차는 많은 센서와 컴퓨팅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일반적인 소비자에게 팔려면 원가를 크게 절감해야 한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한편, JP모건은 애플과 현대차, CATL, 앱티브에 모두 '매수' 의견을 냈다. 현대차 주가는 애플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는 뉴스가 나온 지난 8일에 20% 가까이 치솟았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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