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증시와 너무 다른 채권시장, 그들의 생존법
[데스크 칼럼] 증시와 너무 다른 채권시장, 그들의 생존법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1.01.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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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채권 딜러들은 괜히 억울하다. 연간 수백억 원, 수천억 원의 수익을 올려도 채권시장을 잘 모르는 윗분들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작년과 같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국면엔 이런 분위기가 더 만연해진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자동으로 채권 가격이 올라간 것(금리 하락)이니 그만한 수익을 내는 건 당연한 게 아니냐는 식이다.

금리가 오르고 내릴 때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그들의 처절한 노력은 평가절하될 때가 많다. 투자 대상 채권이 종목별, 구간별로 수백 가지에 이르고 듀레이션 조정이나 헤지 포지션, 커브 전략에 따라 손익이 천차만별인 딜링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탓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딜링룸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수익을 당연시하는 이런 회사 내부의 인식 탓에 손실에 대한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연말과 연초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스멀스멀 오르면서 딜러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에 비하면 아직 상승폭이 작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한다.

7~8년 전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이다. 2013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 운을 뗐을 때 채권시장은 폭격을 맞았다. 당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7% 수준에서 연말 3.65%대까지 100bp가량 치솟았다. 금리 단기 급등에 유동성 경색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 딜링룸을 대상으로 실태 파악에 나설 정도로 당시 분위기는 험악했다. 금리 대세 하락기에서 돌출되는 단기 파동에도 이 정도의 소동이 일어나는 판인데, 본격적으로 금리 추세가 전환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어렵다.

축제 분위기인 주식시장 참여자들과 달리 채권시장은 통 흥이 나지 않는다. 같은 본부에 있어도 담당하는 트레이딩 자산에 따라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심상찮은 미 금리의 상승에 채권 딜러들은 오히려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매수할 수 있는 레벨에 왔지만, 외부 충격에 대비해 헤지 포지션을 늘리는 데 힘쓰는 곳이 많다. 중단기물을 주로 취급하는 증권사 딜링룸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크레디트채권 등 단기물을 늘려 캐리 수익을 일부 확보하면서 커브 베팅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연준의 테이퍼링이 당장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채권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과 모든 금융·자산시장에 막대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연준이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취한 이후 금융시장 안정 효과는 많은 부분 이뤄냈지만, 아직 실물 경제 회복은 불확실하다는 점도 테이퍼링 지연 가능성을 높인다. 일부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촉발된 테이퍼링 우려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봉합할 수 있을지, 이날 밤에 예정된 그의 발언이 주목된다. 오는 1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의 완화정책 연장 등에 대한 시각도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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