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달러-원 환율에 연동해 3년 국채선물을 매매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환율 상승이 원화 채권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데, 달러의 추세적 약세(환율 하락)에 대한 뷰가 흔들리고 있어 이런 패턴이 향후에도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매매를 달러-원 환율과 연결시켜 파악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이 글로벌 금리와 무관한 거래 패턴을 나타내면서 시장에 혼선을 줬는데, 달러-원과 연계해서 보면 외국인이 최근 국채선물을 매수한 이유가 보인다는 의견이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3년 국채선물을 1만4천957계약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글로벌 금리와는 반대의 움직임이다. 강세 방향에 베팅한 외국인과 달리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19bp가량 상승했고, 우리나라 채권 시장이 장중 참고하는 호주 국채 10년물 금리는 10.08bp 올랐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움직임이 달러-원 환율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약달러 기조 속에 달러-원 환율의 일시적인 상승(원화 약세)이 외국인들에게 원화 채권 매수의 기회로 여겨졌고, 이에 따라 환율 상승과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함께 나타났다는 얘기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원이 오르는 날 선물 위주로 외국인의 매수가 많이 들어온다"며 "최근 외국인의 플레이에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현물에서도 달러-원이 상승하는 날 일부 매수세가 나타난다"며 "환율 상승은 차익거래 유인을 강화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매매 포지션과 달러-원 환율을 비교하면 작년 12월부터 상관성이 과거보다 강해진 패턴이 나타난다.

12월 들어 환율이 전반적인 하락 추세를 멈추고 1,080~1,105원 대에서 등락하자 외국인의 3년 선물 매매가 더 큰 진폭으로 환율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흐름이다.

다만 이런 패턴은 향후 바뀔 수도 있다. 달러가 미래에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 가능성에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미 채권시장의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자산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함께 나타나고, 원화는 추세적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달러-원 환율의 상승이 매수 기회로 여겨지기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이 헤지 없이 국채선물 시장에 들어올 유인은 약화된다.

미국 채권 금리에 대한 연준의 입장은 이날 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가 제한적이나마 현대화폐이론(MMT)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으며 연준도 당분간 부양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외 지역은 달러의 가치가 (강세로) 반전되면서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향후 디플레 압력에 노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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