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채매입과 관련한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 뉘앙스 등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최근 위험자산 가격 상승세와 관련 매파 발언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가 거시경제·채권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기준금리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이달 기준금리가 0.50%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한편으로는 주택시장 과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의 정책 여지는 크지 않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가 있는지도 모르는 분위기"라며 "기대가 아예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성향 강화가 국내 주택과 주식시장 강세와 맞물려 금통위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일부 연준 관계자는 이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며 글로벌 채권시장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이 듣기 좋은 말보다는 싫어하는 말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며 "도비쉬 기대가 사라진 지는 오래됐다"고 전했다.

C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원론적으로 말을 꺼냈다가 강도 조절에 실패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다만 최근 금통위 분위기를 보면 그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금통위에서는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 '금융 불균형 위험에 한층 유의한다' 표현을 넣는 것과 관련 우려가 제기됐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위원 협의회에서 "경기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표현이 의도하지 않은 시장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점에 유의해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불균형 관련 발언 수위를 높이면서도 강도가 지나치지 않을까 걱정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를 토대로 금통위에서 강한 매파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채매입 정례화와 관련 이주열 총재의 발언 뉘앙스를 주시하는 참가자도 있다.

D 시중은행의 채권 딜러는 국채매입 사전 공개 얘기가 나와서 시장 기대가 좀 커졌다"며 "당장 정책 변화는 없겠지만, 실행 준비가 어느 정도 됐는지 질문에 따른 발언 뉘앙스에 시장이 움직일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작년 12월 25일 공개한 '202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 필요시 매입 시기와 규모 등을 사전에 공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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