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이러니…벤처투자 반토막에도 역대 최대 자금 몰려
코로나19 아이러니…벤처투자 반토막에도 역대 최대 자금 몰려
  • 진정호 기자
  • 승인 2021.01.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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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펀드 결성액 6조원…연기금 공격적 출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 투자된 자금이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국내 시장도 충격을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 벤처펀드 결성액 자체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은 투자 규모와 대비된다. 당장 스타트업에 투자하지는 않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벤처투자 반토막…투심 급랭

14일 스타트업 정보업체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된 자금 총액은 7조1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투자집행 금액은 6조8천2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의 투자금액 및 투자집행금액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2019년 투자 총액은 14조1천774억원, 투자집행 금액은 14조600억원이었다.

국내 벤처 업계 투자액은 2016년 2조8천323억원을 시작으로 4년간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한풀 꺾이게 됐다.

2019년은 정부가 '제2 벤처붐'을 목표로 대규모 지원 자금을 풀면서 스타트업 투자 업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때였다. 중소기업벤처부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벤처투자액은 2019년에 4조2천777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의 2조3천803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팽배하면서 투자도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코로나19로 위워크, 에어비앤비 등 주요 스타트업이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하면서 '버블' 우려가 제기됐고 우리나라 시장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벤처 업계 사람들도 대부분 코로나19가 업황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고 인식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13일 발간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도 스타트업 지원방안'에 따르면 작년 6월 스타트업·벤처기업의 창업자, 대표이사, 임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는 코로나19가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수요 감소(고객 감소)로 매출 악화'(32%), '대면 활동 제약으로 마케팅 위축'(23.5)', '글로벌 진출 계획의 연기 및 취소와 해외 교류 제약'(17.5%)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벤처펀드 결성액은 역대 최대…연기금 적극적

다만 이런 상황에도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당장은 업황이 위축됐지만, 장기적으로 벤처 투자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소기업벤처부는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실적을 분석한 결과 결성액이 역대 최대인 6조5천676억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6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대비 약 54.8% 늘어난 규모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펀드 결성 실적은 부진했으나 하반기 들어 전년 대비 결성액이 49.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분기에만 3조6천946억원이 결성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을 강하게 반영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연기금 등의 주도로 민간 부문의 출자가 전년 대비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출자자 현황을 보면 모태펀드 등 정책금융 부문의 출자액은 약 2조2천465억원, 민간 부문 출자액은 4조3천211억원을 기록했다.

민간 부문 출자 중 외국인 출자와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투자하는 개인은 전년 대비 각각 1천200억원 안팎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연기금 및 공제회의 출자액은 같은 기간 2.3배, 은행권은 1.8배, 보험업권이 1.6배 출자를 늘리면서 민간 부문의 출자 규모는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됐다.

주요 공제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대체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국내 대체투자 규모를 늘리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향후 비대면 및 바이오, 라이프스타일 산업 등에서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벤처 투자 심리를 개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연기금 및 공제회 중 벤처 투자에 더 우호적인 과학기술인공제회는 지난해 총 970억원을 VC에 출자했다. 전년의 750억원보다 약 30% 더 늘린 수치다.

동시에 벤처 투자 펀드가 대형화하는 추세도 연기금의 투자액을 늘리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VC 중 하나인 에이티엄인베스트먼트는 최대 5천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중이다. 현재 4천700억원을 모집했으며 1분기에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펀드에는 국민연금이 수시 출자자로 참여해 단일 VC에 투자한 금액으로는 역대 최대인 1천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노란우산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도 모두 출자를 약정하며 벤처 투자 인기를 뽐냈다.

공제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풀려난 유동성이 벤처 투자업계로도 강하게 유입되는 모습"이라며 "기관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의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2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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