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장기 채권금리의 급등세가 일부 채권 투자자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낮은 수익률 탓에 국채시장을 떠났던 투자자가 다시 돌아올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13일(현지시간) "수익률에 굶주리던 투자자는 금리 급등을 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채권 펀드 매니저들은 수익률이 지지부진했고, 투자자에게 다른 자산을 찾아보라고 권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5일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고, 지난 12일에는 장중 1.18%까지 치솟는 등 1%대에 정착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중심의 의회가 추가적인 재정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마켓워치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 이후 나타난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빠르고도 놀라운 급등세는 주식의 과도한 거품을 걱정하는 투자자 사이에서 포트폴리오 가치를 재평가하도록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트웬티포 자산운용의 개리 크리크 매니저는 "그동안 일부 채권 매니저들은 회사채의 시장가치 상승에 불안해지기 시작했었다"며 "고금리 크레디트물의 수익률이 너무나도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 결과 투자자에게 지금의 급격한 커브 스티프닝은 하나의 역풍이라기보다는 구세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크레디트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됐고, 국채시장을 떠났던 투자자들도 다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등급 미만의 고금리물과 미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385bp로, 지난해 3월 1,000bp 대비 크게 줄었다. 동시에 이번 주 진행된 10년물과 30년물의 국채 입찰에서 시장의 강한 응찰 수요가 확인됐다.

글렌메드 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롭 달리 채권 디렉터는 "크레디트 스프레드 축소는 국채 투자의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작년에 10년물 금리가 0.6%선에 머물 때 투자자는 무질서한 매각으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기보다는 채권 보유를 통해 나오는 제한적이고 잠재적인 수익에 중점을 뒀던 것"이라며 "이런 불균형 속에서 장기 국채 보유는 매력적인 게 아니었다"고 돌아봤다.

달리 디렉터는 "최근의 금리 상승은 이런 불균형을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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