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대통령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달러 약세로 상승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6달러(1.3%) 상승한 53.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을 부양책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달러화 흐름 등을 주시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차기 정부가 추진할 부양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CNN은 부양책 규모가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면 경제가 지지가 되면서 원유 수요도 되살아날 수 있다.

달러화도 이날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의 상승을 거들었다.

파월 의장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지속할 것이란 견해를 재차 확인한 점이 달러 하락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가깝지 않다(no time soon)"고 하는 등 다소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내놨다.

최근 논란이 되는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과 관련해서는 "아직 출구를 논할 때가 아니다"면서 "그 시기가 되면 연준은 출구에 대해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 수준 채권 매입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더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가이드라인은 기간이 아니라 결과 기반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빠르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 다소 매파적인 발언도 했다.

그는 연준이 "몇 년 안에(In a Few Years)통화정책의 공간을 다시 가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헬리콥터 머니가 필요하지는 않다"고도 했다.

파월 발언 종료 이후에는 달러도 소폭 반등하는 등 약세가 깊지는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원유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지난해 중국의 총 원유 수입은 전년보다 7.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3월 하루 10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요자들에 대한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반면 유럽의 다수 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기 위한 봉쇄 조치를 강화하거나 연장하고 있는 점은 수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요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이전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유럽의 봉쇄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크다고 지적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의 상승이 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브조나르 톤하구엔은 "사우디 감산이 지난주부터 가격에 반영됐는데, 시장 상황에서 합리적인 것보다 약간 더 반영된 것 같다"면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증가하고 있는 점과 유럽의 강한 봉쇄 등은 당초 예상보다 1분기 원유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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