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비둘기를 재확인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재정 부양 공개 예고 쪽에 힘이 실려 다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9bp 상승한 1.12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6bp 오른 1.874%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14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4.4bp에서 이날 98.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날 저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주요 부양책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그 규모가 2조 달러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미 국채 값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최근 연준의 자산 매입 테이퍼링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파월 의장은 자산매입 테이퍼링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며 "부양 등 완화적인 정책 기조와 관련해 '출구'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부 연준 위원들이 예상보다 빨리 자산매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해 시장의 증폭된 우려를 달랬지만, 파월 매수와 바이든 매도 힘겨루기에서 재정 부양 예고의 힘이 더 셌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파월 발언에 1.079%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 반전하는 등 장중 큰 변동성을 보였다.

CNN은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공개할 경기 부양책 규모가 대략 2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바이든 참모들이 최근 의회에 부양책 규모를 이같이 전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체제에서 더 공격적인 재정 부양이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 속에 이번달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큰 폭 올랐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빨리 부양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져 지난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0bp 가까이 상승해 1% 선을 돌파했다. 이번주 들어서는 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이어져 앞서 숨 고르기를 나타냈다.

코로나19 3차 확산 속에서 고용 상황은 더 나빠졌다. 지난주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96만5천 명으로, 100만 명에 다시 육박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았으며 1주 이상 연속 청구한 사람수도 늘었다. 최근 재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 봉쇄 등의 영향을 반영했지만, 투자자들은 광범위한 백신 배포로 경제의 많은 부분이 다시 열리고, 강력한 재정 부양책까지 더해지면 고용 등이 강하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대표는 "시장은 지난해 2조 달러의 경기부양법(CARES Act)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 부양이 나올지 주시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경제 전망 상승 추세는 더 많은 재정 부양이 건설적이었다는 점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싯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올해 경기 회복이 연준의 부양 정책을 얼마나 빨리 축소할지 논의하고,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에서 공격적인 경기 부양 패키지 소식을 듣고 있다"며 "확실한 승자는 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래리 아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부는 불우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다리를 놓아야 하고, 그래야 우리가 더 정상적인 시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바른 이유로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트레이드 파이낸셜의 마이크 로웬가트 투자 전략가는 "더딘 백신 배포에도 시장은 터널 끝 빛이 여전히 가시권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암울한 고용 수치는 전면적인 부양 패키지의 가능성이 더 키운다"고 진단했다.

코먼웰스 파이낸셜의 브래드 맥밀런 CIO는 "실업청구자수 증가는 경제에 단기적으로 나쁜 소식이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며 "최근 통과된 부양법안으로 실업자를 돕고, 자신감과 구매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어서 경제적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정치권의 권력 변화에 따라 더 많은 재정 부양책이 기대된다며 올해 말 10년물 국채수익률 목표치를 기존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다음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할 때 민주당으로 단일화된 연방정부 권력을 볼 때 이전 분권 정부 기준으로 볼 때보다 더 많은 재정 부양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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