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정부 당국이 신용 성장을 조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대형 국유 기업 디폴트 위험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국영기업 디폴트 규모는 718억 위안(한화 약 12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디폴트 중 51%에 달한다.

또 2014년 중국이 역내 채권 디폴트를 허용한 이후 국영기업의 최대 디폴트 규모이기도 하다.

SCMP는 중국 신용 성장이 지난해 4분기 정점을 찍은 뒤 둔화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회융자총량의 경우 지난 12월 13.3%의 증가율을 기록해 2개월 연속 둔화했다.

사회융자총량은 금융 기관의 대출에 정부와 기업의 채권 발행 등까지 더한 포괄적 유동성 지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중국 정책입안자들이 성장과 위험의 균형을 신중하게 맞추기 위해 관리형 긴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ICBC웰스매니지먼트의 류진송 부사장은 "신용 긴축의 추세가 있기 때문에 취약한 국영기업이 디폴트를 일으킬 경우 전염성이 높고 신용시장 전체에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최고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허난성 국영기업 융청석탄이 디폴트를 선언한 후 중국 채권시장 전체가 패닉 매도세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투자자의 신뢰도가 약해지면서 여러 국영기업이 자금조달 계획을 취소했다.

NIFD는 국영기업을 포함한 중국 기업이 발행한 많은 채권이 투자등급으로 평가됐으나 지난해 AA+등급 채권 디폴트 비율은 82%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NIFD의 리 양 회장은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순간 많은 AAA와 AA 등급 채권이 정크본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많은 국영기업의 경우 투자등급을 받았다고 해도 높은 레버리지, 낮은 수익성 때문에 취약한 상황이라면서 중국 정부 당국이 천천히 신용시장 부양책을 철회하기 시작한다면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 국영기업 금융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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