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동차, 가전제품 등 산업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올해도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LSI연구소의 리스토 푸하카 대표는 "반도체 산업 전체에서 지금 당장은 여력이 없다. 모든 것이 총 가동되고 있다"며 "기록적인 투자의 해를 맞이하고 있고 수요는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가 쉽지 않은 것은 제조장비를 추가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제조사 측에서는 그다지 매력이 없는 낡은 생산장비의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사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텔은 생산 지연 문제를 들어 최고경영자 밥 스완을 퇴출했고 퀄컴은 반도체 제조 스타트업 누비아를 14억달러에 인수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사인 TSMC는 작년 중반 이후 급증하는 수요로 인해 자본투자를 최소 47% 이상 늘렸다.

반도체 제조사는 다양하지만, 그래픽에 특화한 미국의 엔비디아, 자동차와 산업, 통신용 반도체를 제조하는 독일의 NXP 등 모두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재택근무로 노트북과 데이터 센터 수요가 급증한 데다 5G 통신까지 반도체 생산을 쥐어짜고 있다. 엔비디아는 신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너무 뜨거워 생산 증가 능력을 초과하는 문제에 봉착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반도체 공급 부족에 영향을 받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이번 주 켄터키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제너럴 모터스(GM)는 공급사들에 일 년 치 반도체 재고를 확보하라고 지난달 요청했다.

반도체 공급에 걸리는 소요 시간(lead time)도 길어지고 있다.

반도체 고객들은 대규모 주문을 미리 내는데 전자부품 유통업체인 퓨전 월드와이드의 엘시 네오 상품 매니저는 주문한 반도체를 공급하는 데 걸리는 소요 시간이 최근 6개월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8~10주 증가했다.

휴대폰 충전장치에 들어가는 반도체 제조사인 나비타스 반도체의 스티븐 올리버 대표는 아직 원료공급 문제를 겪지는 않다면서도 일부 회사들은 실리콘 확보에 26주 이상 걸리는 등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몰리는 반도체가 최신 제품이 아니라는 점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주로 첨단 공정과 생산라인에 투자해 이전 제품 수요 증가에는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

한국의 중고 반도체 제조설비 중개 회사인 서플러스 글로벌의 브루스 김 대표는 이전 세대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반도체 제조사의 계약은 올해 연말까지 모두 끝났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역시 공급부족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인 콜레트 크레스는 지난달 UBS행사에서 "우리의 모든 공급시설이 이번 분기 내내 매일 가동을 지속할 것이다. 상황에 진척이 있기를 희망하지만 전체 공급과 수요를 안정화하는 데에는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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