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주말을 앞두고 안전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다시 강화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가 증폭되면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no time soon)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약발은 하루를 넘지 않았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76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700엔보다 0.060엔(0.0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1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642달러보다 0.00492달러(0.40%)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69엔을 기록, 전장 126.15엔보다 0.46엔(0.36%)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1% 상승한 90.542를 기록했다.

미·중 긴장이 다시 강화되면서 주말을 앞두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소환됐다.

임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날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을 문제 삼으며 막바지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중국도 미국의 횡포에 물러서지 않겠다며 보복을 위협하는 등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휴대전화 제조업체 샤오미 등 9개 회사를 중국군과 연관된 것으로 기업으로 추정된다며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해당 블랙리스트에 포함되는 기업에는 미국인의 투자가 금지된다. 미국인은 오는 11월11일까지 해당 기업에 대한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에도 재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 따른 우려도 강화됐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 우수 국가로 평가됐던 중국도 지역사회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국의 통행금지 시작 시각을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기는 등 봉쇄조치를 강화했다. 독일은 철통 봉쇄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사흘째 1천 명을 웃돌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음 주 16개 주지사 회의를 조기에 소집하는 등 추가 봉쇄 조치가 검토될 예정이다.

봉쇄조치에 따른 더블딥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의 진앙인 영국의 경우 봉쇄조치 재도입으로 7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됐다. 봉쇄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이 전월 대비 2.6% 감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관련해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의회에 제안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든의 재정부양책 제안에 따른 파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해당 제안을 상원에서 얼마나 용이하게 통과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월 의장은 전날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no time soon)며 "지금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 '출구'(exit)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연준의 채권매입 축소 등 테이퍼링 우려를 해소하면서 달러화는 전날 약세로 돌아섰지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부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 0.1% 감소보다도 훨씬 큰 폭 줄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도 증가세가 둔화하며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전월 4.9에서 3.5로 하락했다. 제조업 재개에 힘입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던 지난 7월 이후 7개월 연속 확장세지만, 11~12월보다 확장 속도는 더 둔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6.0에도 못 미쳤다.

MUFG의 외환전략가인 데릭 할페니는 "민주당이 지난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했지만, 현실은 힘에 부친다는 점이다"면서"재정 부양책의 세부 내용은 상원을 통과하는 지지를 얻기 전에 전체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화(강세)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달러화 큰 그림의 밑바탕은 여전히 약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레토릭이나 희석된 바이든의 재정부양책도 다가올 부정적인 파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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