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안전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강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가 증폭되면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no time soon)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약발은 하루를 넘지 않았다. 소매 판매 부진 등 전망치를 밑돈 경제지표 등으로 최근 달러화 강세를 이끈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지만 오버나잇 리스크를 의식한 달러화 매수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86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700엔보다 0.169엔(0.16%)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078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642달러보다 0.00859달러(0.71%)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45엔을 기록, 전장 126.15엔보다 0.70엔(0.5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66% 상승한 90.767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81% 상승하는 등 최근 뚜렷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오는 18일 마틴 루터 킹 데이로 채권시장과 뉴욕증시 등이 휴장하는 연휴를 앞두고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긴급하게 소환됐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부진에다 재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응 우수 국가로 평가됐던 중국의 경우도 수도 베이징에 인접한 허베이성 주민 2천200여만 명이 전면 봉쇄됐다는 소식이 불안감을 자극했다.

프랑스는 전국의 통행금지 시작 시각을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앞당기는 등 봉쇄조치를 강화했다. 독일은 철통 봉쇄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사흘째 1천 명을 웃돌았다. 영국의 경우 봉쇄조치에 따른 더블딥 우려도 지표로 가시화됐다. 지난해 11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월 대비 2.6% 감소하는 등 봉쇄조치 재도입으로 7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관련해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을 의회에 제안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바이든의 재정부양책 제안에 따른 파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민주당이 해당 제안을 상원에서 얼마나 용이하게 통과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파월 연준 의장이 전날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no time soon)며 "지금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 '출구'(exit)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시장 불안심리를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이날도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주력했지만, 약발이 크지 않았다.

일부 미국 경제지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부진을 고스란히 반영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 0.1% 감소보다도 훨씬 큰 폭 줄었다. 제조업 활동과 소비자 신뢰도 등도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다만 종합적인 경제지표인 지난해 12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6%(계절 조정치)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5% 증가를 훌쩍 넘어섰다.

이탈리아 연정이 붕괴할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급등한 영향도 유로화의 가파른 약세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템퍼스의 선임 외환 트레이더인 후안 페레즈는 "백신 낙관론은 예상과 다르며 지금은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고 있는 매우 느린 보급이라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 일선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을 때까지, 금융 지원이 어떤 것이든 시장은 계속해서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버네스 카운슬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팀 그리스키는 "써버리기는 쉽지만 어떻게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가 문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종종 정치를 무시하지만, 세금을 무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BMO 캐피털 마켓의 금리 전략 헤드인 이안 린젠은 "오늘 아침 실망스러운 소매 판매 수치는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했다"고 지적했다.

MUFG의 외환전략가인 데릭 할페니는 "민주당이 지난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승리했지만, 현실은 힘에 부친다는 점이다"라면서 "재정 부양책의 세부 내용은 상원을 통과하는 지지를 얻기 전에 전체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미 달러화(강세)가 더 연장될 수 있지만, 달러화 큰 그림의 밑바탕은 여전히 약세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레토릭이나 희석된 바이든의 재정부양책도 다가올 부정적인 파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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