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연초 수급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결제 수요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1월은 경상수지 흑자 폭이 감소하는 데다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도 늘어나면서 하단이 점점 탄탄해지고 있어,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의 수출은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일평균으로는 5.8% 증가하면서 회복세가 이어졌다.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원 1,100원대에서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은 이달 들어 세 차례 장중 1,100원을 돌파했지만, 안착에는 실패했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계절적으로 1월 경상수지가 줄어드는 흐름에 주목했다.

상품수지도 해마다 4분기에 늘어나다가 연초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상품수지는 19억3천만 달러로 2019년 12월 50억3천만 달러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2019년 1월 상품수지 역시 57억5천만 달러로, 2018년 12월 65억3천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급감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상품수지가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주춤했지만 개인의 해외 주식투자 규모가 커지는 점도 1월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중 코스피를 217억 원가량 사들이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약 2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권투자로 봤을 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달러 수급이 다시 공급 우위로 돌아설 수 있지만, 연초 증권투자 수급은 달러 매수 우위인 셈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경상 부문은 10일까지 무역수지가 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연말 해외 선박 수주 관련 매물이 나오고 있고,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다"며 "경상 부문에서 달러 공급이 악화하는 계절성과 개인 중심의 해외 투자가 연초 원화의 상대적 약세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도 "지난해 1월에도 네고가 많았음에도 환율 하방경직성이 있었다"며 "수급이 소화되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으며, 레인지 장세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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