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대출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에 손을 벌리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대기업이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은 1조8천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8.4% 정도 늘었다.

자산상위 5대 저축은행 중에서는 SBI저축은행이 작년 3분기 대기업에 빌려준 규모가 1년 전보다 23.1% 늘어난 3천501억원으로 가장 컸다. 페퍼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51.1% 증가한 1천23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OK저축은행은 대기업에 666억원어치를 빌려줬는데 1년 전 150억원보다 규모가 4.5배 늘어나 대기업대출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대기업대출이 없었다가 작년 3분기 270억원을 취급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016년 이후로 대기업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기업금융을 활성화하고자 여신본부에서 기업금융본부를 따로 빼내 신설한 바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대출을 직접 취급하지 않고 증권사가 구성한 대기업대출 컨소시엄에 들어가기 때문에 해당 금액은 '기타대출'로 잡힌다"고 전했다.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에 돈을 빌리는 것은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엄격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은행의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작년 3분기 -3을 기록하며 1년 전 10보다 대출태도가 강화됐다. 대출태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금리나 만기 연장 조건 등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 또한 -15를 기록하며 1년 전 -2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으로 대출수요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까지 해당 수요가 넘어왔다는 게 업권 관계자 설명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국내은행 대기업 대출수요지수는 9를 기록하며 1년 전 -3보다 훨씬 커졌다. 저축은행 대출수요지수도 17로 나타나 1년 전 -11보다 급등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반 대중들이 보기엔 중견기업인 곳도 정의로만 보면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 있어 그런 곳을 중심으로 늘어난 경향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저축은행 대기업대출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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