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연초 박스권에서 움직인 국고채 금리의 향후 방향성을 탐색하기 위해 시장참가자들이 2013년과 2018년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2013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서면서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가 급등했고, 2018년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했지만 우리나라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참가자들은 테이퍼 탠트럼이 있던 2013년과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상한 2018년의 환경을 돌아보면서 국내 채권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있다.

2013년에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자산매입 축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과 전 세계의 시장 금리가 발작(탠트럼) 수준의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최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등이 연내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을 내놓으면서 시장참가자들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2013년 테이퍼링 당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40bp가량 상승했고, 국내는 100bp 올랐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장 상황이 테이퍼링 당시와 유사하게 전개된다면 국내 금리도 상승 방향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올해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2018년과 유사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2018년 우리나라의 금리는 2013년과 달리 3분기까지 미국 금리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하락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재정정책을 폈고, 연준은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했다"며 "현재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재정적자 규모는 7천790억 달러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준은 재정 확장기조와 반대로 2017~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했고, 미국 시장금리도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11월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국내 시장금리는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고용 쇼크 등 영향에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직 연준이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을 시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의 추후 방향이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테이퍼링 논의에 있어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된 어떤 논의에 앞서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2013년 당시에도 연준 위원들을 통해 먼저 긴축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5월 버냉키 의장이 자산매입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테이퍼탠트럼이 나타났다.

또 2018년과 2013년 연준이 모두 긴축을 하기는 했지만 2018년 연준의 조치는 기준금리 인상이고, 2013년에는 테이퍼링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자산 매입 축소인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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