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삼전 96층에 선 주린이의 高地戰
[데스크 칼럼] 삼전 96층에 선 주린이의 高地戰
  • 이종혁 기자
  • 승인 2021.01.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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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전자가 새해 9만6천800원에서 역대 신고가를 기록한 후 8만5천원으로 내려앉았다. 연초부터 활활 타올라 3,300선 돌파 시도에 나섰던 국내 코스피 지수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주린이'로 불리는 주식 투자에 처음 나선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높다는 의미로 96층이라고 표현한다. 전에 올라와 보지 못한 고지에 올라선 주린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영향뿐 아니라 국내외 '머니 무브'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변수도 살펴봐야 할 상황에 부닥쳤다.

우선 연초 지수에 부담을 준 요인은 안전자산인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연 1.10%을 넘어서면서 세계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전환 우려를 키웠고, 전세계 위험자산 시장을 떨게 했다. 하지만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언급한 대로 관건은 시장의 조달 금리다. 클라리다는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 주가 급등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는다며 실질 조달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이는 채권의 명목금리가 올라도 한동안 금융 여건이 계속 우호적일 것이라는 의미다.

또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채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봐야 할 지점이다. 전세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오랜 기간 부동산 가격 상승을 관망만 하던 투자자들의 포모 증후군(Fearing Of Missing Out; FOMO) 앓이를 연장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안정책의 약효가 발휘되려면 현 전세 계약의 일정 부분 이상이 갱신돼야 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이는 새해 국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일컬어지던 부동산 자금의 증시 유입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클라리다 부의장의 말대로 코로나19 국면과 실물경기 상황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풀린 유동성이 쉽게 흡수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막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어려운 환경이다.

다음은 시장과 무관하지만, 영향력은 큰 돌발 위험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외교협의회(CFR)에 따르면 미 외교전문가 550명은 설문에서 올해 최대 돌발사태 후보로 북한 핵개발을 꼽았다. 또 새롭게 출범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수위원회가 아직 북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은 점도 불확실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사이에서 줄타기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예상치 못한 도발 가능성과 이에 대한 미 행정부의 대응 방향이 모두 불투명한 셈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또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의 정치 불안, 대만과 중국의 갈등, 이란과 미국의 무력 대치, 미 주요 기관에 대한 사이버공격 등도 주목했다.

96층에 서 있는 주린이는 외롭고, 신경이 곤두서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를 우려하는 보도가 등장하고, 재개 시점이 3월 중순인 공매도의 현실화도 두렵다. 실제 지난해 4월 이후 전체 거래 중 5% 정도가 코스피 3,000선 이상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이는 과거 매수 물량이 미래의 대기 매물이 되면서 현 지점에 두터운 저항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고지는 평지와 비교해 보급이 끊기는 순간 사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긴 호흡에서 매수 실탄 공급이 계속 원활할지 살펴보는 침착한 대응이 요구된다. (자본시장·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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