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저축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도 점포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도 직원 수는 늘렸다. 시중은행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인력 모두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19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점포 수는 303개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점포는 2015년 326개였다가 2016년 323개, 2017년 317개, 2018년 312개, 2019년 305개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자산 상위 8개 저축은행 중에서는 웰컴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이 지난해 9월 점포 슬림화를 단행했다. 둘 다 점포가 9개로 지난 2019년 말보다 2개 줄었다.

반면 SBI·OK·한국투자·페퍼·유진·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 말 이후로 점포 수를 줄이지 않았다.

저축은행의 점포 축소세가 시작된 지난 2015년 말과 비교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10개 줄어들었는데, OK·한국투자·페퍼저축은행은 오히려 각각 점포 수가 3개, 2개, 1개 늘기도 했다.

점포수와 별도로 직원 수는 되레 늘었다. 79개 저축은행 전체 임직원 수는 지난해 9월 말 9천582명으로 지난 2019년 말보다 164명 늘었다. 임원과 정규직원 숫자를 중심으로 늘었고, 비정규직은 감소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임원과 정규직원 수는 지난해 9월 말 각각 630명과 7천946명으로 같은 기간 각각 13명과 266명 늘었다. 비정규직은 1천6명으로 115명 감소했다.

저축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여나가는 이유와 정규직원을 늘려나가는 이유는 공통으로 '디지털화'가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자체 모바일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 80% 이상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디지털화가 선제적으로 이루어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점포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지역 밀착형·관계형 금융이 주요 영업모델이라는 점에서 대면 접촉 창구인 점포를 크게 줄이진 못했다. 주요 타깃층이 중·저신용자라는 점에서도 시중은행들이 자산가를 상대할 특화점포 위주로 점포 운영을 재편하는 움직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은 줄고 정규직원이 늘어난 이유도 저축은행의 디지털화가 꼽힌다. 온라인 위주로 영업이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점포가 축소된 결과 위탁계약 형태의 비정규직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자산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조직이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디지털 조직을 중심으로 강화하면서 임원과 정규직원을 충원하고 있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대졸신입 수시채용에서 금융영업, 통계, IT 분야의 정규직을 선발하며 통계·이공계 관련 전공자를 우대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영업이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은행 수준까지는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에 영업력을 확충하려는 차원에서 직원 수를 늘려나가는 것"이라며 "저축은행도 정점에 올라가게 되면 직원 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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