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글로벌 달러 강세에 달러-원 환율이 꾸준히 상승 시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단 저항으로 작용하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언제 소진될지에 대한 서울 외환시장의 궁금증이 커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중공업체가 상당 규모의 수주를 끌어냈지만, 가파른 달러-원 하락세에 대기하던 네고물량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을 누르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9일 연초 네고물량이 꾸준히 나오면서 상당 부분 소진됐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번 주까지는 네고물량이 이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지난주만 해도 대규모 네고물량이 달러-원 환율을 누르며 1,100원대 안착을 어렵게 했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에 롱(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역송금 수요 등 결제수요가 이를 상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조선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3대 조선업체의 수주량 중 70%가량이 4분기 몰렸다.

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4분기에 수주한 54억9천만 달러 규모의 건조 계약은 올해 수주량의 55%에 달했고, 이 중 36%를 지난 12월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12월 들어 25억 달러의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전체 수주량의 82%를 4분기에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도 4분기 38억2천만 달러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선박 발주가 하반기에 몰린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 같은 대규모 수주에도 지난해 말 달러-원 환율이 1,080원대로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출업체는 물량은 조금씩 처리하며 대기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100원대 진입을 시도하자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부양책 기대가 미 국채금리 상승을 자극하며 달러 강세를 이끌자 달러-원 환율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이들은 조선업체들의 네고물량이 꽤 나와 소진될 때가 된 것 같다면서도 여전히 네고 강도가 강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지난주는 네고물량이 좀 더 강했지만, 점점 결제수요가 강해지며 양방향으로 수급 처리가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1,100원대로 올라왔는데도 네고물량이 엄청나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환율이 1,100원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네고물량이 소진된다면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네고물량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는 업체들만 알 수 있다면서도 이번 주까지는 물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시장은 어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100원 위에서는 네고물량이 여전한 모습이지만,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 1,100원 아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남은 물량은 업체들만 알 수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장중 네고 강도를 보며 추측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 금리와 1,100원 선 유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1.10% 밑으로 내려왔는데 다시 오를 수 있다"며 "달러-원 환율도 1,100원 선을 지킨다면 롱(매수) 유지가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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