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신임 대통령 취임으로 경기 부양 기대가 커지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차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신흥국 통화에는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에서 새로운 경제 정책에 대한 언급보다 국정 운영의 가치를 주로 강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 1조9천억 달러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안을 공개하며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다음 달 2차 부양책도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새 정부 초기의 리스크온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환시 참가자들은 혹시나 모를 시위 및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새 정부로 별 탈 없이 권력이 이양되면서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리스크온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며 "미국 증시가 오르는데도 미 국채금리가 오르지 않으면서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지만,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낸 점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장의 기대심리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에도 약세 요인인데 유로화는 유로존 내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며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의 환율 관련 시장 발언 등은 중장기적으로 이머징 통화에 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이번 인준 청문회에서 여전히 중국에 적대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등 중국을 대하는 미국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는 없는 점은 불안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자주의와 동맹주의를 강조하고 보호무역주의 폐지를 언급했지만, 미중 갈등은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갈등 심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전반적인 위험선호 분위기에 이날 달러-원 환율도 하락하겠지만, 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미 미국 주식시장은 경기 부양 기대를 반영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외환시장은 변동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했다"며 "환시는 수급이 나온 후에 움직이는 등 다소 후행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하락했지만, 아직은 금리 시장 눈치를 보며 조심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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