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처음으로 회의를 열고 "판결과 상관없이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이날 오전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린 정례회의 이후 입장문을 내고, "위원회가 처음부터 밝힌 다짐이기도 했고, 지금도 그 다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최근까지 이 점을 확인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준법감시위가 열리기 직전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면서 "김지형 위원장과 위원들이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 수감된 지 4일 만에 이 부회장이 내놓은 첫 메시지였다.

이 부회장은 선고 공판을 일주일 앞둔 지난 11일에도 준법감시위와 올해 첫 면담을 진행했으며 지속적인 활동을 보장할 것을 재확인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재판부가 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준법감시위는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논평을 낼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재판부의 실효성에 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원회 출범 이후 척박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바람직한 준법경영 문화를 개척하기 위해 온갖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판결의 판단 근거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활동의 부족함을 더 채우는 데 더욱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준법감시위는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청과 목표가 일치한다며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고 위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과거 이른바 정경유착을 비롯한 여러 위법행위를 근절하고 준법에 관해 삼성은 '맑고 깨끗하고 간결하고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흔들림 없이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준법감시위는 출범 초기 '삼성 준법 이슈의 핵심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진단을 내려 삼성에 근원적 치유책을 고민해 달라고 최우선으로 주문했다.

그 결과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직접 나서 장차 4세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준법감시위는 승계 문제에 이어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에 대해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 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지는 등 준법 문화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1년간 향후 과제를 리스크별로 유형화하고 승계, 노조, 소통 이슈 해결을 노력해왔지만, 앞으로도 바람직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해 전문가들과 사회 각계의 혜안을 모으고 구현할 계획이다.

삼성의 4세 승계 포기 이후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에 집중하고 노동과 소통 의제도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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