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교보생명 풋옵션 가치 산정 과정을 두고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검찰이 풋옵션 가치 평가 과정에 관여한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더해 FI측 주요 임원들에 대한 기소를 결정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딜로이트안진 관계자 3명을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FI 측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임원도 기소 대상에 포함했다.

FI 중 하나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의 한 임원도 기소 대상에 올랐지만, 해외 출국 등을 이유로 현재는 기소 중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PE업계 또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는 "파트너급도 아닌 일반 임원들이 기소를 당한 것에 대해 업계도 매우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며 "운용역 개인이 기소된 것 차제가 이례적이다"고 전했다.

특히, 검찰의 기소 결정이 위법성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가운데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점은 PE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치 평가의 경우 워낙 방법이 다양해 말도 안 되는 가정이 들어가지 않은 이상 부정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기소를 결정할 때는 보통 위법성에 대한 정황 증거들을 확보해 둔 경우가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입증이 쉽지 않은 문제라 무죄로 종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향후 문제가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기소 건 자체는 향후 중재 절차에서 FI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분쟁의 상대방인 신 회장 측이 관련 내용을 중재 과정에서 어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FI들 입장에서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그간 쌓아온 평판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다른 관계자는 "유죄가 나올 경우에는 펀드 자체 정관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아 향후 라이센스 유지 이슈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양측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향후 별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사자 간 합의에 이르더라도 기소 건은 유지되는 데다, 최근엔 여론전까지 활용해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전날 FI 측은 이번 기소의 쟁점인 부당 이득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정당한 가격을 산출하는 데 부당한 이익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특히 FI 측은 주주간계약(SHA)에 따라 쌍방이 평가액을 제출해야 했지만, 상대방은 가격 제시는 물론 평가기관도 지정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신 회장 측에 넘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측은 "검찰이 풋옵션 가격 산정 과정에서 FI와 안진회계법인의 부정한 공모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기소한 것이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며 "사법적인 판단과 절차를 무시하고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대응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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