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진 삼성자산운용 Growth본부 본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대형주 주도 장세지만 아무거나 사면 안됩니다. 수익률 차이가 큽니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Growth본부 본부장은 2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량주 장기 투자는 주식시장에서 필승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면서도 연초 대형주가 이끄는 국내 증시에서 종목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100위권에 포함된 대형주의 수익률 상하위 20% 종목을 보면 2020년에 상위 20% 수익률이 평균 88.3%, 하위 20% 수익률이 평균 -22.9%였다고 설명했다.

2010년에는 상위 평균 97.3%, 하위 평균 -10.5%였다.

코스피는 30% 이상 올랐지만 상위20% 종목과 하위 20% 종목간 수익률 격차는 111.2%로 여전히 벌어졌다. 같은 기간에 선택을 잘못했다면 쓰라린 손실을 볼 수도 있었던 셈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밸류 리레이팅에 주목했다. 제조업 위주였던 산업에 반도체, 바이오시밀러, 2차 전지, 인터넷 소프트웨어, 전기차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더해지고 있다고 봤다.

서 본부장은 주가지수가 지난해 1,400대를 찍고 3,000대까지 급속도로 올라오면서 '저금리, 유동성의 힘'이 컸지만 대형주들의 이같은 변화는 국내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범진 본부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쳤고, 1999년 대신투자신탁운용으로 입사한 후 대신증권, 하이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을 담당했으며, 2014년에 삼성자산운용, 2017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Growth본부에서 팀장을 거쳐 2018년 11월부터 Growth본부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서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코스피 3,000시대를 보는 느낌은 어떤가

▲1999년에 입사했는데 그때도 지수가 연말까지 3배 이상 오르던 장이었다. 올해도 보면 지수가 1,400까지 빠졌다가 3,000대까지 두 배 올랐다. 유동성의 힘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우리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인데 아시아 평균이 18배, 미국이 25배로 업사이드가 있다. 현재는 위쪽이 저항선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레벨은 무의미하다. 국내 산업이 완전히 변하고 있고, 살아남은 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랫동안 주식운용을 해오셨는데 증시 조정장이 오면 어떻게 대응하나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면 펀드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마련한다. 평상시에는 97~98% 가져가고 2~3% 환매를 위해 대응하지만 장을 나쁘게 보면 90% 초반으로 운용하고, 현금을 10%까지 가져간다. 지금 장세는 조정을 좀 받기는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 특히 연기금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 기관의 매도는 지속적인 것은 아니다. 일정 부분 나오면 매수도 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증시 조정 이슈를 보면 최근 말레이시아 증시가 12월31일자로 공매도 해제됐는데 주식시장은 12월 중순부터 좀 빠지고, 시작 시점부터 1월초까지 7~8% 조정을 받은 후 다시 반등했다. 3월에 우리나라가 만약 공매도를 해제한다고 하더라도 펀더멘털의 이상이 아니라 수급상의 이슈라 조정이 나오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단,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진 기업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



◇ETF에 투자한다면 어떻게 골라야 하나

▲작년엔 레버리지 ETF가 수익률이 좋았다. 개인들이 곱버스를 산다고도 하는데 지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나 테마를 봤을 때는 6개월이나 1년 후에 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TF 중에서 한 종목을 투자하는 것보다 바이오, 테크, 자동차 등 산업을 갖고 있는 테마형 ETF를 고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좋다. 테마형ETF는 조정을 받더라도 버틸 수 있다.



◇최근에 나온 ETF 중 주목할 만한 상품은

▲KODEX K이노베이션액티브ETF를 지난해 12월24일에 상장했다. 대표적인 액티브ETF로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자율주행, 전기차, 미디어컨텐츠 등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테마를 묶은 상품이다. 보름 만에 거의 100억원 이상이 몰렸다.

지수가 7% 정도 올랐는데 이 ETF는 12~13% 올라서 시장보다 5~6% 아웃퍼폼하고 있다. 2차, 3차 액티브 ETF도 계속 출시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4~5개 액티브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은 지난해 액티브ETF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미국 아크인베스트(ARK Invest)가 테슬라에 투자하는 액티브ETF를 출시해서 대박났던 사례도 있다. 앞으로도 패시브형보다 액티브형 ETF가 많이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유망하게 보는 산업은

▲반도체, 자율주행, 신재생에너지, 미디어컨텐츠다. 특히 미디어컨텐츠의 경우 OTT 플랫폼회사들이 드라마를 공급해야 하는데 국내 제작사들에 요청이 많이 들어올 것. 넷플릭스의 경우 작년까지 한국컨텐츠 투자 규모를 발표하는데 작년까지 총 7천억원 투자했다. 2020년에 3천500억원, 2021년에는 6천500억원으로 급증한다. 한국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본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 태양광, 풍력, 전기차 등도 좋게 보고 있다.

한국기업의 여건은 매우 좋다. 앞으로도 세계 산업의 변화에서 한국기업이 중심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 기반이 돼 있어서 공장이 많다. 백신만 보더라도 전세계에서 생산할 곳이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는 많다. 애플카도 한국이 공장과 기술력이 있다. 한국기업이 할 수 있는 게 많아 밸류에이션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강남아파트 기초자산으로 한 ETF가 나올 가능성은

▲그러려면 리츠와 같은 형태일텐데 현재상황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초자산을 운용사가 소유를 해야 한다.



◇주식 운용시 손절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는 언제인가

▲일단 종목에 대한 손절매는 생각한 펀더멘털과 회사가 달라질 때다. 약을 개발하는 회사가 있는데 그 약 개발이 실패했다거나 제품을 만들었는데 성과가 안좋다거나. 생각한 내용과 기업이 달리 갈 때는 손절해야 한다. 다만, 일시적인 외부 영향은 좀 더 봐야 한다. 코로나19로 1~2분기 정도 실적이 안좋다거나 하면 애널리스트와 계속 대응하면서 참거나, 저가매수하거나 할 수도 있다.



◇해외ETF 중 주목할 만한 상품은

▲ETF는 한 상품에 여러 종목이 들어있다.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대부분 볼 수 있다. 해외ETF를 투자한다면 특히 국내에 없는 산업이 있다. 자동차 반도체. 독일에 인피니언, 네덜란드의 NXP, 일본의 르네사스 등이 1~3위를 하고 있다. 워낙 수요가 좋은데 공급이 한정적이다. 국내에 없는 산업이나 국내에 없는 종목은 해외ETF도 괜찮다고 본다.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AI 역시 해외ETF를 보는 것도 좋다.



◇신고가에 들어가는 초보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늘었는데 조언 한말씀

▲산업이나 종목에 대한 공부가 잘 돼 있어야 주가가 흔들릴 때 더 살 수 있는 용기나 전략이 생긴다. 변동성에 털리지 않도록 공부를 해야 한다.

지수는 고가지만 아마 선택한 종목은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종목이 많을 것. 요즘 개인들은 현명해서 대형주를 많이 산다. 우량주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은 필승이다.

하지만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건 절대 추천할 수 없다. 주식은 변동성이 심해서 조정이 1년, 2년이 될 수도 있는데 여윳돈은 참고 버틸 수 있지만 신용은 이자가 나가고,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 저가에 손절매할 가능성이 크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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