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재정증권 발행이 올해도 역대급 규모로 이어질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발행이 급증할 경우 통화안정 계정 등 단기물에 약세 압력을 가할 수 있어서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만기 63일물 재정증권은 지난 20일 1조 원 발행됐다. 올해 들어 첫 발행이다.

재정증권은 자금 소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발행하는 마이너스 통장 성격으로, 연간 발행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재부는 우선 내달까지 8조 원 발행을 예고한 상황이다.

작년 같은 경우 2월부터 9월까지 기간에 45조3천억 원이 발행됐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 과정에서 일시적인 대규모 자금 유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 재정증권 발행 늘어나는 상황은

올해도 정부의 조기 집행 기조를 고려하면 재정증권 발행 급증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재정 집행 목표는 63.0%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집행을 서둘렀던 작년(62%)보다도 1%포인트 높다.

한도에는 여유가 많다. 올해 예산총칙에 따르면 재정증권 발행 및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일시 차입 한도액은 40조 원이다.

작년까지 30조 원이었으나 올해는 40조 원으로 한도가 확대됐다. 작년 재난지원금 지급 등 일시적 자금 집행에 빡빡했던 자금 스케줄을 고려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한도가 증액됐다.

추가경정예산편성(추경)과 세입을 이연시키는 세정지원도 재정증권 발행을 늘리는 요인이다.

작년 같은 경우엔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종합 소득세 등 상반기 납부할 세금을 하반기로 이연시켰다. 올해는 아직 논의가 없지만, 작년처럼 적극적인 세정 지원이 이뤄질 경우 재정증권 발행 급증은 불가피한 셈이다.

◇ 재정증권 발행, 단기물 영향은 제한적…전반적 심리에 영향 줄 수 있어

재정증권 발행이 급증할 경우 단기 자금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안계정은 한은이 유동성을 흡수하는 수단으로, 주된 매수 주체가 시중은행이다. 반면 재정증권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이 현금 보유에 따른 투자 수익 감소를 피하고자 매수하는 성격이 강하다. 매수 주체와 목적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팀장은 "남는 자금을 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별 고민 없이 매수하는 게 재정증권이다"며 "레포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 수준이라면 발행이 급증해도 별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CD금리 상승 등에 단기자금시장의 경계감이 크다"며 "재정증권 발행이 급증할 경우 금리가 높게 형성되고 시장 심리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본부장은 "통안채 3개월물 민평금리가 0.50% 수준일 정도로 현재 단기물 분위기는 좋다"며 "재정증권 발행이 쏟아질 경우 금리가 조금 오르겠지만, 소화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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