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올해 하반기 법정최고금리 인하를 앞두고,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은 지난해 연말 고금리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OK·페퍼·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 등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은 작년 12월 말 전체 가계신용대출 신규취급액의 25.4%를 연 20% 초과 금리로 취급했다.

대형저축은행들은 고금리대출 비중을 작년 1월 말 30.4%에서 꾸준히 줄여나가면서 9월 말에는 20.2%까지 떨어뜨렸는데, 연말 들어 5%포인트 다시 늘린 것이다.





대형저축은행 중에서도 웰컴저축은행의 추이가 가장 눈에 띈다. 웰컴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는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고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8%대로 맞추다가 4분기 들어서 그 비중을 43%까지 크게 늘렸다. 작년 한 해 동안 고금리대출 비중이 줄어든 다른 대형저축은행들과 달리 고금리대출 비중이 16%포인트가량 늘어났다.

SBI저축은행은 작년 1월 말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고금리대출 비중이 39%였는데 9월 말까지 21.4%까지 줄였다가 점차 고금리대출 비중을 다시 늘려 12월 말에는 28%가 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작년 1월 말 전체 가계신용대출에서 28.4%를 고금리대출로 취급했는데 4월 말 고금리대출 비중을 5%까지 떨어뜨렸다가 다시 꾸준히 늘려서 12월 말에는 20.52%까지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작년 1월 말 39%였던 고금리대출 비중을 꾸준히 줄여나가 11월 말 19.1%까지 축소했다. 12월 말에는 소폭 늘어난 19.5%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 동안 고금리대출 비중을 16%대로 유지해왔다.

대형저축은행들이 작년 들어 고금리대출 비중을 줄여나간 이유는 금융당국의 제도적 유인이 컸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9년 10월 발표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저축은행 예대율 계산 때 연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에 130%의 높은 가중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 들어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은 고금리대출 비중이 다시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저신용자들이 연말에 저축은행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한다.

4분기 들어 서민금융지원 차원에서 대출 심사 기준을 완화하면서 연말에 고금리대출 비중이 튀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 상품 중에서 프리미엄 중금리대출 상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한 영향도 있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분과 은행에서 탈락해서 넘어온 분들이 많아져 자영업대출과 가계대출 중심으로 대출이 전체적으로 늘었다"며 "심사기준을 완화해 원래라면 거절됐을 분들까지 대출을 집행한 게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에는 고금리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일수록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개인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해 운용수익률 하락세가 지속할 예정"이라며 "20% 이상 고금리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의 경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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