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국 실업보험 실패했다' 진단 내린 이유는
NYT '미국 실업보험 실패했다' 진단 내린 이유는
  • 남승표 기자
  • 승인 2021.01.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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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실업보험 제도에 대해 실패했다고 진단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전체 실업자의 일부밖에 지원하지 못하는 지원 범위, 연방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빈약한 재원, 일자리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낡은 제도가 문제로 지적됐지만, 실질적인 실업보험 관리자인 주 정부는 보험료 인상을 통한 재원 확보에 소극적이어서 변화를 끌어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대공황이 탄생시킨 '실업보험'…지원대상·지급금 후퇴

미국의 현행 실업보험 제도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와중에 탄생했다.

당초 실업보험의 목표는 실업자들이 생산적인 일자리가 생길 때까지 견딜 수 있으며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어도 소비 감소를 완화함으로써 침체기에도 경제에 안정성을 제공하는 데 있었다.

현재 실업보험 제도는 연방정부의 느슨한 감독 아래 주 정부가 재원을 조달하고 관리한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이후 연방정부는 긴급지원이라는 명목하에 수시로 실업급여에 추가 지원을 제공했는데 NYT는 1950년대 이후 모든 경기침체 때마다 연방정부가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NYT는 연방정부의 지원이 일리가 있다면서도 걸핏하면 의회에 지원을 요청함으로써 실업보험이 일자리 변화에 발맞추지도 못했고 실업자들을 정치인들의 자비에 의존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실업보험의 지원 대상도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전체 실업자 중 27%만이 실업급여의 혜택을 보고 있으며 최근 20년간 이 비율은 축소됐다. 실업급여 자체도 줄어 직전 임금의 3분의 1수준 이하로 떨어졌는데 1940년대와 비교하면 8% 포인트 이상 줄었다.

실례로 애리조나에서는 실업보험 신청자의 70%가 거절당했고 15%만이 실업보험금을 수령했다. 많은 사람은 신청조차 못 하고 있다. 테네시주에서는 신청 건수 10건당 6건가량 지급이 거절됐다.

실업보험 지급에 관대한 지역에서도 많은 실업자가 보호를 받지 못했다. 실업보험 지급범위가 가장 넓은 뉴저지주에서도 지난 2019년 기준 실업자의 60% 이하가 보험금을 수령했다.



◇일자리 변화 대응 못 해…관리주체 주 정부, 개혁에 소극적

현행 실업보험은 일자리의 구조적 변화에도 대응하지 못했다.

1970년대 이후 실업기간의 지속적인 증가와 탈산업화와 저임금 서비스직 증가가 동반했다. 부분적으로는 단기 실업자 감소의 영향도 있는데 이와 대조되는 영구 실업자의 증가는 실업자들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로 전환할 것을 강요했다.

1935년대에 설계된 실업보험은 안정적인 급여를 받는 가장이 퇴직할 때까지 가족을 부양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대부분의 근로 연령 여성들이 저임금, 파트타임 일자리에서 일하는 현실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종종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자격을 취득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도록 강요받는 반면, 실업보험은 직업훈련이나 재취업 지원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일자리를 찾는 도중 조그마한 소득이 있어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단기 실업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게 만들었다.

NYT는 상원 금융위원회를 이끌 론 와이든 민주당 의원 등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업지원 체계를 조사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주 정부가 광범위하고 동일하게 관대한 실업보험 체계를 도입하도록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보험을 책임지는 주 정부는 고용주로부터 세금을 올리는 데 소극적인 대신 많은 주 정부들이 실업보험을 줄이는 데 의존하고 있다.

실업 보험료 부과 기준 임금은 노동자당 7천 달러로 1970년대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 플로리다, 테네시, 애리조나에 대해서는 이 최소금액에 대해서만 실업 보험료를 내고 있다. 요율도 달러당 100분의 1페니 수준으로 낮다.

과세 기반이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많은 주 정부가 실업보험금을 줄여버렸다. 여기에는 주간 지급금을 줄이거나 자격 인정에 여러 절차를 두거나 저임금 또는 비정규 노동자의 실업보험 수령을 어렵게 만드는 일 등이 포함됐다.

최근 있었던 실업급여 확장 노력도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NYT는 꼬집었다.

지난 오바마 행정부는 파트타임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들에도 실업보험을 확장하도록 주 정부에 수십억 달러를 빌려줬지만, 대부분의 주 정부는 반대로 움직였다.

많은 주 정부는 실업급여가 고갈되자 연방정부로부터 돈을 빌려 눈덩이처럼 불어난 실업자에 대한 정규 실업급여 지급에 써버렸다. 현재 19개 주에서 실업급여로 연방정부에 진 부채 총합은 470억 달러에 달했다.

spna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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