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티몬이 올 하반기로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를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연간 흑자전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서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데다, 투자금 유치 규모도 예정보다 줄어들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사모펀드 PS얼라이언스 등으로부터 3천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당초 계획한 4천억원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일부 기관투자자(LP)가 이탈하면서 투자유치금이 초반 논의되던 수준보다 줄어들었다"면서 "딜 클로징도 계획보다 3개월 가량 늦어지면서 최근에서야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당초 PS얼라이언스는 티몬의 최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발행하는 4천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새로운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이 회사가 발행하는 EB를 PS얼라이언스에 매각하는 구조다. SPC는 이 자금으로 티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넣어줄 계획이었다.

투자 유치 부족분은 대주주 KKR와 앵커PE가 채우기로 했다.

티몬의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증자를 예정대로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

티몬은 적자누적으로 2017년부터 자본잠식상태다.

티몬은 올해 상장을 추진하며 지난해부터 재무구조를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손실이 컸던 직접 물류 서비스를 모두 정리하고, 분·초 단위로 쪼개 상품을 파격적으로 싸게 판매하는 타임커머스를 강화했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면서 티몬은 연간 흑자를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 준비도 해왔다.

미래에셋대우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11월 전인천 전(前)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재무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티몬은 외형확장보다 수익의 질을 높이며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지만, 연간 흑자를 이룰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시장에서는 티몬이 지난해 200억~3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커머스 업체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출혈도 컸기 때문이다.

티몬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수준이 아닌 상황에서 고정적으로 계속 투입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연간 흑자 전환은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는 4월 2020년 감사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티몬 안팎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을 보고 코스닥 입성을 허용하는 일명 '테슬라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거래소 분위기가 수익성과 사업성이 부족하면 예비심사 승인 자체를 거부하는 분위기"라면서 "티몬 내부에서도 올해 IPO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티몬이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추가 공동주관사를 선정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쿠팡 등 동종업계가 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봐가며 몸값부터 재산정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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