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올해 들어 금리와 주가의 움직임이 작년과는 달라진 패턴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관심을 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추가 유동성 공급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상승이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리와 주가는 작년 하반기 대체로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칭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양상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기조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금리와 주식의 새로운 패턴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중앙은행들이 추가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는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금리 상승이 유동성 고갈의 징후로 해석되고, 이에 따라 주가는 하락하는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현 수준의 통화정책을 유지할 뿐 공격적으로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당국이 금융시장의 불균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통화당국은 최근 유동성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내놓자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았다. 다만 금리는 이미 연초대비 상당 수준 올라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전액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새롭게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변화에 '한층' 유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에서 테이퍼링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주식과 금리의 관계가 변했다"며 "금리가 향후 금융시장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의 정책변화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이며, 현재 기관들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운용역은 "중앙은행의 입장 변화가 궁극적으로는 기관들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기관들의 자금이 풍부하다"며 "최근에는 채권을 사서 채우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회사채 낙찰금리가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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