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치권에서 자영업자 손실보상 관련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채권시장에선 수급 우려 등으로 국고채 장기금리가 주요 지지선을 깨고 상승했다.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금리 상단을 높여 잡으면서도 지지될 것으로 보고 저가 매수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경기 회복세 등을 고려하면 금리 상단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대응 전략이 다소 복잡해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국고채 3년물 금리 상단을 1.05~1.10%, 10년물 금리 상단을 1.80~1.82% 안팎까지 열어뒀다.

채권시장에서 수급 부담 우려가 갑작스럽게 확대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을 깨고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기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에 육박한 0.995%까지 상승했다. 장중 1% 상향 돌파는 지난해 12월 18일이 마지막이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의 1차 저항선은 당초 1.75% 부근에서 형성됐다. 같은 날 금리는 이를 상향 돌파해 1.761%를 터치했고,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 등에서 자영업자 손실보상 관련 언급이 나오고 논의가 본격화했다.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을 위해 월 24조 원이 필요하다는 추정치가 나오면서 수급 부담을 키우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우려는 이미 있었지만 1월부터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손실보상을 법제화하면 추가로 100조 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와 예상보다 더 큰 추경 규모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에도 긴급재난지원금과 2차 추경 편성 소식이 전해지며 국고채 10년 금리는 2주 만에 43bp 넘게 올라 1.718%를 찍었다.

현재 차트상으로도 국고채 3ㆍ10년물 금리는 각각 5일과 20일 가격이동평균선을 모두 깨고 오른 상태다.

국고채 금리가 새로 만들어진 저항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전망한 시장 참가자들은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으로 판단했다.

기관들이 포지션을 많이 비워놓았다는 점과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가능성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자영업자 손실보상 규모의 윤곽이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장기금리 상승 시 단기 채권으로 교체매매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숏(매도) 장에선 금리가 한 번 튀었다가 박스권 흐름을 보인다"며 "일단 고점을 형성한 후에 박스권 흐름을 보였고 곧 금리 상단도 나타날 수 있어 신중히 매수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경제지표 호조 등 여건을 감안하면 상단을 예측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10년물 금리 레벨이 아직 의미 있는 시기는 아닌 것 같아 상단이 열리면 중기적으로 계단식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어렵긴 하겠지만 현재 같은 상황에선 포지션을 비우고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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