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약화함에 따라 중국과 유럽이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최근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중국 등 지역의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는 가운데 다자주의를 재건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진단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9일 국제 결제와 투자에서 유로화의 역할을 확대하는 계획의 초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유럽 이외 지역의 금융 중심지와 달러화 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EU는 유럽의 시장 참가자들이 EU 이외 지역의 청산소의 이용을 축소하고 27개 회원국 블록 내의 청산소와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오하이오 소재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주셀리노 콜라레스 교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백악관을 누가 차지하는지와 관계없이 우리가 지금 더 다중적인 세계에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중국은 부상하는 글로벌 파워이며 러시아와 이란, 한국, 일본 등 지역의 핵심국 역시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유럽 등 대부분 국가와 지정학적 갈등 수위를 높였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적대적 태도가 무역과 투자에 미치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화로부터 디커플링을 구축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중국은 국제결제시스템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대안을 만들어 달러화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조처에 나섰다.

SWIFT에 따르면 작년 12월 글로벌 결제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8.7%, 유로화는 36.7%였으나 위안화는 1.9%에 불과했다.

지난 10월에는 유로화가 201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화 비중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후에는 다시 달러화 뒤로 밀렸다.

중국은 위안화로 결제되는 국경은행간결제시스템의 사용을 촉진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에밀리 맨스필드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골드 IRA 가이드의 리암 헌트 애널리스트는 "유럽과 중국 모두 미국과 공유하는 다극주의 세계의 불가피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들 국가는 미국을 넘어 교역과 수출 네트워크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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