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파티의 펀치볼을 치우지 않으리라 확신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상승해도 연준이 파티를 끝내지 않는다면 투자자의 고전적인 전술법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의 대규모 미국 국채 매도는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연관된 것으로, 실질 금리는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주 한 때 10년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1.047%를 기록했다. 이달 초순 -1.11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낮은 수준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미국 국채(명목 금리)와 TIPS(실질 금리)가 괴리되는 것은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면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WSJ은 "설사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인플레이션보다 훨씬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고, 실질적인 재정 여건은 매우 완화적인 기조로 유지한다고 확신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일단 향후 인플레이션은 급격하게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물가 수준이 지나치게 낮았기 때문이다. 과거라면 연준이 선제적으로 경기 과열을 진정시킬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한동안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맞물리는 시대를 위해 고안된 기존의 투자 전술을 손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가지의 영향을 각각 분산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WSJ은 "예를 들어 주식은 물가가 오를 때 채권보다 낫지만, 기업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항상 올릴 수만은 없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4년 이후 시장 움직임을 보면, 기술주와 통신주는 국채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도 '실질 금리' 상승이 억제되는 동안 아웃퍼폼한 것으로 평가됐다. 반대로 경기 회복기에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경기순환주는 같은 기간 다소 실망스러운 성과를 보였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WSJ은 "통상 금리 상승에 유리하다고 여겨지는 은행주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익률이 낮게 유지된다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우 낮은 수준의 '실질 금리'는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증시 매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WSJ은 예상했다. 동시에 낮은 실질 금리는 미국 달러화의 강세를 제한함으로써 신흥시장 투자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WSJ은 "지난 1970년대식의 급격한 인플레이션까지는 아니겠지만, 물가는 지난해 인위적인 하락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시장이 연준을 정확히 읽고 있다면, 파티를 중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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