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강화로 10주일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독일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경기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2bp 하락한 1.038%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하루 낙폭으로 가장 컸으며, 최근 10주 동안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9bp 내린 1.798%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2bp 하락한 0.12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96.7bp에서 91.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경기의 이중 침체를 일컫는 더블 딥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재확산에 따른 봉쇄가 강화되면서다.

유럽지역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독일은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한 경제 활동 제약 강화로 독일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Ifo 기업환경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기 악화가 가시화됐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는 1월 기업환경지수가 90.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91.9보다 낮았다.

이에 앞서 발표된 유로존의 1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47.5로, 시장 예상치 48.0을 하회하는 등 봉쇄가 강화된 유럽지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의회 과반이 무너진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가 사임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제조업체들의 1월 기업 활동 지수도 7.0으로, 전월 10.5에서 하락했다. 지수는 4월 사상 최저치로 폭락한 이후 회복 흐름을 이어가다 지난 8월에 플러스 영역으로 돌아섰고 9~10월에 상승폭을 확대했지만, 11월부터 대체로 완만해졌다.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더 강화됐다. 머크는 지난해 8월부터 개발해온 두 가지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실시된 미 국채 2년물 입찰은 0.125%에 낙찰됐고 응찰률은 2.67배에 달해 시장의 강한 수요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미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시행한 2년물을 포함해 이번 주에 모두 1천83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5년물, 7년물 입찰을 시행한다.

시장은 오는 26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례회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통화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어서다. 일부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양적완화(QE)의 조기 축소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긴급하게 진화에 나서 금리 급등세가 겨우 저지된 상황이다. QE 규모의 축소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라도 나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ING 글로벌 매크로 헤드인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현재 2월 중순까지 봉쇄조치가 실시되고 있고 그 직후에도 이렇다 할 완화가 없는 상황에서 독일 경제에 대한 단기 전망은 장밋빛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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