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정부가 벤처 투자를 통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카드사 등 여신업권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벤처캐피탈(VC)로 불리는 신기술금융은 대부분의 카드사가 겸업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관련 투자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 가운데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가 모두 신기술금융을 겸업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받는 신기술금융회사만 57개에 이르고 겸업을 하는 카드사와 증권사를 합치면 118개에 달한다.

신기술금융은 최근 들어 주목을 받는 바이오와 재생에너지, 결제 수단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여전히 투자 규모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여신업계에 따르면 2019년 신기술금융 전체시장의 연간 누적 신규투자액은 3조2천억원이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신규투자액은 3분기까지 2조5천억원을 나타냈다.

정부의 지원 아래 추세적으로는 늘어나고 있지만, 증가율 면에서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최근 금융당국은 증권사 등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벤처 대출을 활성화해주고 있다. 이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신기술금융업 등록이 이어지는 등 전체 시장이 커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카드 업계에서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2016년부터 꾸준히 신기술금융에 투자하는 정도가 눈에 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16년 2억5천, 2017년 7억5천, 2018년 9억1천만원, 2019년 11억9천만원 가량을 각각 신기술금융에 투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신기술금융자산 규모를 보면 현대카드가 149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카드가 58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카드사 가운데 유일한 오너 기업 현대카드와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체면치레하는 양상이다.

삼성카드는 그룹 내 삼성벤처투자라는 회사가 있어 신기술금융에는 전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여전히 신기술금융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금융지주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아직은 부족하고 대규모 투자를 하기에는 단기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라는 특성상 길게 보고 성과를 내야 하는데 카드사 CEO 임기가 2~3년에 불과해 중장기적인 투자가 어렵다"며 "계열사 대주주 또는 금융지주사가 결단을 내리고 중장기적인 과제를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8개 카드사 겸업 현황, 여신금융협회]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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