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벗어났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국장은 26일 '2020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코로나 3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이에 따른 민간소비 파트가 위축되고 있어서 코로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 3차 확산으로 11월 말부터 12월까지 민간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2019년 4분기 민간소비를 1로 봤을 때 민간소비는 작년 4분기 중 0.93으로 낮아진 상황이다.

박 국장은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둘 다 안 좋았는데, 재화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반면 대면 소비 쪽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에도 지난해 GDP 성장률은 -1.0%로, 한은 조사국의 성장률 전망치인 -1.1%보다 0.1%포인트 높았다.

한은은 4분기 중 수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률이 조사국 전망치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11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가 조사국 전망치를 달성했고, GDP를 올리는 요인이 됐다"며 "정부부문과 민간의 건설투자가 증가한 것도 성장률을 밀어 올렸다"고 말했다.

설비투자가 늘어난 것도 GDP에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세계 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기계류의 설비투자가 증가했다.

성장률이 한은 조사국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박 국장은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4분기 중 수출이 예상보다 좋았고, 건설투자도 증가 전환했지만 2019년 4분기를 1로 놓고 봤을 때 지난해 2분기 0.96까지 하락한 후 현재 0.99 수준이다"며 "추세성장률보다 높아야 회복이라고 언급하는데, 추세성장률이 2%대 초반이므로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하긴 애매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작년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라고 박 국장은 평가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의 역성장 폭이 컸지만 우리는 경제구조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온라인 비중이 잘 갖춰져 있어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올해 1인당 GDP는 3만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달러-원 환율이 1,180.10원으로 2019년 1,165.70원 대비 1.2% 높아졌다.

박 국장은 "연간 명목성장률은 0% 부근일 것 같고 환율이 절하됐기 때문에 3만1천 대 중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GDP 디플레이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3월 잠정치가 나올 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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