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들어 미국채 초장기물 금리가 국고채 금리를 역전하는 등 대내외 금리차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러한 스프레드 변화가 국고채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는 해외 크레디트물 투자 메리트를 높일 만한 요소로 평가됐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4bp 오른 1.893%를 기록했다. 미 30년물 금리는 5.22bp 내린 1.7969%로 마감했다.

이달 초에 양국의 초장기물 금리는 서로 역전된 이후에 국고채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서 반전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지난 7일부터 종가 기준으로 미 30년 국채 금리는 2주간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를 상회하기도 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국고채 30년물(적)과 미 국채 30년물(청) 금리 추이>

시장 참가자들은 미 금리 향방에 따른 국고채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초장기물 수급은 장기투자기관(장투기관)을 중심으로 한정적인 데다, 환율 등에 따른 리스크까지 고려할 때 의미 있는 금리 차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A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양국) 정부채끼리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기관은 원화를 조달해 채권을 매수하는데 만기가 길면 스와프 레이트에 따른 환율 변동성에 노출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채와 미국채 어느 하나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국내 초장기물은 수요 주체가 명확한 만큼 철저하게 수급에 맞춰 발행된다"며 "그래서 다른 나라 대비해 커브가 눌려 있고, 시장금리만 보고 잘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미 국채 금리의 상승 폭이 커지면 해외 크레디트물 투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크레디트물은 국채 금리에 신용 스프레드를 가산하는 만큼 준거 금리가 오르면 금리 변동이 불가피해진다.

A 채권 운용역은 "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지만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줄고 있다"며 "경기 회복 기대가 완연해지면 다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C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과거에 국내 투자자가 해외 채권으로 눈을 돌렸지만, 30년 구간만 보면 금리 레벨이 엇비슷하다"며 "해외 채권은 국채보다 크레디트물을 중심으로 담았다면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실수요 기관들은 최근 초장기물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매수를 하기에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연간 금리 전망이 상승 쪽에 무게가 실려 매수 타이밍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면서 국고채 초장기물 커브 정상화 기대감도 내비쳤다.

국고 30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지난 2018~2019년 이후 정상화된 것처럼 국고 30년과 50년 구간에서도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전 거래일 국고채 30년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1.893%와 1.892%를 기록해 0.1bp 역전된 상태를 나타냈다.

C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올해는 금리 상승 압력이 높은 가운데 초장기 구간 커브 정상화 기대감이 포인트"라며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격월로 정례화되고 입찰 물량까지 늘어난다면 눌려있던 커브가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채권 운용역은 "미국장은 공급 이슈가 나오면 커브 스티프닝 따라 30년물 금리가 제일 많이 밀린다"며 "하지만 국내는 5년과 10년 등 바디 구간이 제일 많이 밀리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