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도 금리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의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논의와 수급 우려 등으로 국내 채권시장이 급격한 약세를 보이면서 외환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금리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780%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인 동시에 2019년 11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 급등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상 국내 채권 금리 상승은 한미 금리차를 확대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을 원화 강세 재료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 금리차가 한국의 우호적인 경기 여건보다는 정치권의 손실보상 법제화 논의와 수급 우려 등으로 촉발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원화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통상 국고채 금리 상승은 금리차 측면에서 봤을 때 원화 강세 재료로 볼 수 있지만 최근 금리 상승은 우호적인 경기 여건을 반영하기보다는 수급 영향이 크기 때문에 원화 강세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달러-원 현물환 시장에서는 아직 큰 영향이 없지만, 스와프 시장에서는 스와프포인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은 금리차 확대로 스와프포인트를 상승시켰으나 외환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 이슈가 있으나 금리 상승이 기조적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와 외국인 자금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며 "채권시장 자금 유출입이 외환시장에 수급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채권 금리가 오른다고 외국인이 바로 자금을 빼내는 그런 단순한 흐름이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손실보상제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고 한국은행이 이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이와 관련된 논의사항도 주시하고 있다.

문 연구원은 "향후 손실보상제와 관련된 논의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원화는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재정 지출 확대가 성장 전망을 개선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나 만약 향후 한은이 채권 매입에 나설 경우 반대로 원화 약세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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